|
||||
|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비밀이 생겼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잊을 수도 없는..!! 성장, 혹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음에 대한 영화!! 당신을 예기치 못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작품!!! 어느 십대 소년의 낮은 목소리 <파라노이드 파크> 구스 반 산트의 아이들은 늘 스스로에게 고백한다. '청소년 3부작' 중 하나인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아이들의 삶은 변함이 없다. 끔찍한 기억을 머금은 또 한 명의 소년을 통해 구스 반 산트는 고통스런 성장의 기운을 찾는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늦여름의 어느 날, 나이 많은 친구 자레드는 나한테 파라노이드 공원에 가자고 했지. 들어보긴 했지만, 가게 될 줄은 몰랐어. 낄 데가 아닌 듯해서,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지. 자레드는 웃으며, 준비된 사람은 없다고 했어. 그리고 다음 날, 우린, 공원에 갔어." 한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은 지금 낮은 음성으로 읊조리고 있다. 누구에게 말하는 것일까? 관객들은 습관처럼, 소년의 대사를 자신에게 전하는 내면의 음성이라 여긴다. 좋다. 그렇다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 말 너무 의미심장하다. "늦여름 어느 날, 나이 많은 친구 자레드가 파라노이드 공원에 가자고 했어" 라는 말. 애러비에 가고 싶었던 제임스 조이스의 소녀처럼 녀석은 파라노이드 파크에 가고 싶어한다. 차이가 있다면 <애러비>의 소년이 보일 듯 말듯 유혹하는 소녀의 속 치맛단에 이끌려 늦은 밤 애러비에 갔다면 이 소년은 소녀가 아닌 스케이트보드 때문에 파라노이드 파크에 가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를 움직이는 힘은 단지 스케이트보드뿐이다. 그 욕망은 여자아이들의 시선을 의식한 허영도 허풍도 아니다. 그의 내면 깊숙이에서 요구하는 것, 그저 스케이트보드가 그의 욕망이자 목표고 꿈일 뿐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점이다. 알렉스는 다만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기만을 바랄 뿐이다. 제니퍼라는 깜찍한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순결을 주겠노라 벼르고 있지만 그런 달콤한 제안조차 알렉스에겐 별 매력이 없다. 심지어는 파라노이드 파크에 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제니퍼"라고 말할 정도다. 대개의 십대들이 겪는 <아메리칸 파이>식의 성장기로는 알렉스의 십대를 설명할 수 없다. 이는 부모로부터의 일탈이나 자신의 다른 꿈을 위해 사회제도를 이탈하는 '문제적' 십대들의 모습과도 구분된다. 알렉스는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서 '파라노이드 파크'를 '폼나게' 즐기고 싶은 것뿐이지 스케이트보드로 세계 엑스게임대회에 나가고 싶은 것도 아니다. 별거 중인 부모가 알렉스에게 별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파라노이드 파크> 혁신적 영화언어로 축조된 해방구 구스 반 산트의 신작 <파라노이드 파크>가 개봉한다. 2000년대 접어들어 <게리> <엘리펀트> <라스트 데이즈>로 신기에 가까운 영화언어를 새로 창조해냈던 그가 마치 이 영화들에 대한 후기를 쓰듯 <파라노이드 파크>를 만들었다. 어쩌면 구스 반 산트가 다시 메인스트림으로 돌아갈 경우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를 미궁의 이미지와 사운드가 가득하다. 한 소년의 성장기에 갑자기 들어선 거대한 무엇으로서의 그 공원, 그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도 잠시 호흡을 멈추어야 할 것이다. 구스 반 산트가 걸어온 길은 좀 유별나다. 개인적인 성격이나 풍모, 하는 행동이 괴짜여서가 아니라 그가 선택해온 영화적 행보가 독특하다. <파라노이드 파크>의 원작자 블레이크 넬슨은 말하기를 "(내 고향) 포틀랜드 사람들은 명석하지만 이상하다"고 했는데, 역시 포틀랜드를 오래도록 안식처 삼아 영화를 만들고 있는 구스 반 산트는 그중에서도 가장 명석하고 이상한 주민에 속할 것이다. 미국 인디영화의 총아로 시작하여 할리우드 메인스트림 깊숙이 안착하는가 싶더니 그는 나이 50이 다 되어서야 느닷없이 새로 말을 배운 아이처럼 이전의 영화 형식을 놀라울 만큼 뛰어넘는 죽음 삼부작의 형태로 <게리> <엘리펀트> <라스트 데이즈>를 내놓았다. 이 작품들을 동세대 영화의 화법 중 가장 혁신적인 것으로 꼽는 데 크게 주저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신작 <파라노이드 파크>에 이어 구스 반 산트가 착수한 다음 작품이 미국의 70년대 게이 정치가 하비 밀크에 관한 전기영화이며 여기에 숀 펜과 맷 데이먼이라는 걸출한 할리우드 스타가 출연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내가 하비 밀크 프로젝트를 만든다면 좀더 메인스트림의 영화가 될 것"이라고 구스 반 산트는 말한 적도 있다. 그러니 이 점을 감안할 때 삼부작과 '하비 밀크 프로젝트' 사이에 놓인 <파라노이드 파크>의 위치를 점쳐볼 수 있다. <파라노이드 파크>는 마침내 실험적인 삼부작의 그 대단원에 놓인 어떤 후기처럼 보인다.
Disc - 1 장
상영시간 - 114분 (본편80분) 언어 - 영어 자막 - 한국어 화면비율 - Anamorphic 1.85 : 1 오디오 - DD 2.0,DD 5.1 지역코드 - All
아마도 결코, 잊을 수 없겠지
비밀이 생겼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잊을 수도 없는. 10대 스케이트 보더인 알렉스는 포틀랜드 지역에서 거칠기로 가장 악명 높은 파라노이드 파크에 갔다가 우연히 경비원을 죽이고 만다. 알렉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다.
Supplement (34분) - 한글지원
1. Making Paranoid Park (26분 19초) 2. Secret Cinema (6분 19초) 3. Trailer (1분 47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