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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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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한 서양 철학사의 흐름을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정리한 새로운 형식의 철학 입문서이다. 저자는 철학 책이 대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로 쓰여 있어서 일상생활과는 무관한 인상을 주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말하면서, 모든 철학자들의 사상과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저자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삶에서 철학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철학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며, 매우 개인적인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철학은 곰팡내 나는 언어로 뒤덮인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자동 조종기 위에서 멋대로 흘러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길라잡이임을 말한다. :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나의 대학 초년생 시절 철학 수업을 떠올리게 한다. 언뜻 보기에 이 책은 서양철학의 역사를 알기 쉽게 소개한 만화로 보인다. 이런 부류의 서적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특별하다. 저자 자신이 철학을 어떻게 만나고 어떤 ‘유용함’을 얻었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 궁금하면 무얼 할까? ‘묻는다’. 그 다음엔? 대부분 ‘묻고 만다’. 그러나 물음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면 ‘철학하기’가 된다. 이 책이 보여주듯이, 철학하기의 기본은 역사 속의 철학자들과 대화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며 무엇보다도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철학은 우리 일상과 관계를 맺게 되고, 이 책의 저자가 바라듯 “생각하는 것을 즐기게” 된다.
: 쇠똥구리는 은하수를 보고 자기의 길을 찾는다고 한다. 인간을 쇠똥구리에 비유한다면 철학은 은하수와 같은 것이 아닐까. 철학은 무엇보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 필요한 지혜의 매뉴얼이다. 또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 어떤 쪽으로 가야할지를 알려주는 지혜의 나침반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어떤 미래를 꿈꾸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매뉴얼이자 나침반이라 할 수 있다.
: H2O를 몰라도 물은 마실 수 있고, 왜 사는지 몰라도 삶은 흘러간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존재와 사건들이 뒤엉켜 있다. 아름다움과 슬픔이 가득한 세상에서 그래도 사는 것이 유쾌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마음속에 어떤 질문들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굴까?’ 이 질문은 과연 나만의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철학자들은 세상 도처에 가득한 질문의 문을 과감히 열어본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철학자들은 어떻게 그 질문을 풀어나갔을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그 답을 알게 될 것이다. 동시에 철학으로 가는 문이 열릴 것이며, 그 순간 당신도 소크라테스가 될 것이다. : 다채로우면서도 영리한 이 책은 흔히 곰팡내 나고 학술적인 은어로 뒤덮여 있다고 간주되는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서양 사상 전체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줄이는 작업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매력적인 스타일로 철학의 핵심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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