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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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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한 치킨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농촌.농업 사회학을 전공한 젊은 학자 정은정은 표준 표기인 ‘프라이드치킨’ 대신 ‘후라이드치킨’을 고집한다. 그가 이 책에서 그리고자 하는 치킨은 서양에서 유래한 프라이드치킨의 역사나 맛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는 치킨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닭을 조각 내 기름에 튀긴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긴 하지만, 닭튀김이라는 말도 튀긴 닭이라는 말도 치킨을 대체할 수 없다. 일본을 거치지 않고 직수입된 서양음식인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식 크리스마스 문화를 향유하려는 한국인의 욕망을 자극했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 조리법은 백숙이나 전기구이통닭은 따라올 수 없는 고소한 기름 맛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치킨은 소풍이나 운동회의 필수음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드디어 2002년 ‘대~한민국’의 함성과 함께 치맥시대를 열었다. 운동회와 소소한 회식, 월드컵 응원은 맥주와 결합한 치킨이 공동체와 축제의 음식으로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2014년의 치킨은 치킨 전문점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조각으로 팔리면서 혼자서,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음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책을 내며 4 : “내가 먹는 게 나다.”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은 치킨이다. 정은정의 발랄한 문장 덕에 ‘치킨-국민’의 삶은 언뜻 희극이나, 그 발랄함으로 행간의 눈물이 도드라져 ‘치킨-국민’의 비극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마침내 제 살을 발라 먹는 잔혹극의 ‘치킨-국민’을 직시하게 하는 정은정은 모질다. 아프다.
: 닭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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