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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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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아름답게 떠날 권리’라고 했다. 죽음이 아름다울 수 있나. 슬프고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 아닌가.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이지만 죽음을 맞이할 당사자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는 얘기이다. 자연스럽게, 인간답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으려면 건강할 때 죽음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잘 살아왔음을 감사하며 슬프지만 찬란하게 빛 가운데로 가자는 것이다.
잘 죽는 것은 어떻게 죽는 것인가. 저자는 단계별로 잘 죽는 방법을 알려준다. 첫째, 건강할 때 어떻게 죽을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연명치료를 받으면서 죽을 것인가, 임종과정에 있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할 것인가. 둘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써 자신의 죽음을 예약(?)하라고 조언한다. 의사가 소생 불가능한 임종과정에 있다고 판단하면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서약함으로써 인간답게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자는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배우자 및 자녀 등 가족, 지인들과 지난 삶을 회고하면서 반성과 감사의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호스피스 확충, 열반당과 같은 시설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책머리에 : 김종운 한의사는 평생 환자를 치료해 온 풍부한 경험과 지속적 연구를 통해, 미래의 의학은 인간의 몸이나 마음뿐 아니라 영혼의 건강까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갈파하고 있다. ‘죽음의 본질’에 대한 천착을 통해 생명의 본질이 ‘영혼’에 닿아 있음을 깨달은 김종운은 옛 명의들이 터득한 양생대도(養生大道)를 자기 삶으로 실천하고 싶은 변곡점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술을 자본획득의 얄팍한 수단으로 삼는 천박한 시대에, 김종운이 던지는 ‘영혼의 건강’이란 화두는 의학계뿐 아니라 종교, 철학, 심리학 등 인문학적 성찰의 단초를 제공하는 보편적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듯싶다. : 오랫동안 인간의 건강을 보살피고 고민해왔던 의료인으로서 진정한 건강은 무엇인가, 올바른 죽음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온 저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 진료실을 찾아온 환자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목도하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현대의학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만 신경 쓸 뿐 인간적인 죽음,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신체와 정신뿐만 아니라 영혼의 건강도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인들이 얼마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지, 과연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 묻는다. 고령화 사회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웰다잉 등에 관심 있는 현대인들이 반드시 읽어보면 좋겠다. : 전 세계적으로 ‘웰다잉Well-dying’ 열풍이 불면서 건강하고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의 주된 고민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습니다. 하지만 행복하고 존엄한 죽음을 위하여 스스로 준비하고 선택하는 것 역시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특히 완전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죽음을 대할 때, “몸과 마음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지만 영혼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단지 변화일 뿐이다.”라는 저자의 목소리는 깊은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진정한 의미의 ‘웰다잉’이 무엇인지 깨닫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 내가 기억하는 김종운 원장은 학구적으로 진지하고 점잖았으며 항상 부지런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대학에 남아 교수가 될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뜻밖에 졸업하고서 바로 고향도 아닌 강원도 원주로 가서 개업한 뒤 성공적인 개원의가 되었다. 그런 그가 이제 환갑이 되어 삼십여 년의 임상경험과 평소의 고민을 진지하게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다행히도 나의 예측은 늦게나마 겨우 체면을 차린 셈이고, 삼십여 년에 걸친 그의 학문적 고민과 통찰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 김 원장은 영혼에 대해 한의학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과연 도전적이고 혁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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