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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 시인의 시집. '속도의 시대에, 속도를 따라잡으며,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믿는 반칠환 시인은 이 시집에서 모두 10행 내외의 짧은 시들을 선보인다. 웃음과 해학, 통찰과 선적 직관이 돋보이는 이 시들을 시인은 '어이쿠 시'라 명명한다. 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다중매체의 시대지만, 그는 아직도 시의 효용을 믿는다. '말은 끝났어도 뜻은 다함이 없는(言有盡而意無窮)' 시 언어의 경제성,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시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재홍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 우리 시는 전통적으로 유가적 세계관으로 인해서 내용편중주의 또는 엄숙주의에 지배돼 온 감이 없지 않지요. 충·효·열과 같이 무거운 주제중심주의나 도덕·윤리적인 편향성이 강했다는 말씀입니다. 더구나 일제강점기 죽임의 시대에 적대논리가 확대되고, 분단시대 어려운 찢김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투쟁논리가 심화돼 온 것도 그러한 현상을 부채질해 온 것이 사실일 겁니다. 그래선지 가끔 이런 재미있는 시를 만나면 왠지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고 긴장이 풀려 마음이 흥그러워지곤 합니다.
이 시의 핵심은 호도과자와 남성의 성기를 비유적으로 연결한데서 착상이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쭈글쭈글 탱글탱글/한 손에 두 개가 다 잡히네?/수줍은 새댁이 양볼에 불을 지핀다/호도과자는 정말 호도를 빼닮았다/호도나무 가로수 下 칠십년 기찻길/칙칙폭폭, 덜렁덜렁/호도과자 먹다보면 먼 길도 가까웁다」라는 구절들을 통해 性을 해학적으로 암유하면서 인생살이를 포괄해냄으로써 시 읽는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칙칙폭폭처럼 기차 달리는 소리와 덜렁덜렁이라는 남성 성기가 출렁이는 모습의 대비를 통해 삶의 고단함을 해학과 여유로써 싱그럽게 표현해낸 까닭입니다.
: 수준 높은 말놀이는 <상상과 논리가 짝을 이룬 모습으로> 태어난다. 상상은 풍부하나 논리가 모자란 말은 난삽하기 그지없는 기어요설의 난리굿이기 쉽고, 논리는 정연하나 상상이 빈약한 말은 고집스럽고 메마른 잔소리가 된다. 위의 시 '비밀'은 일단 재미가 있다. 거창하다 못해 통쾌하기까지 한 논리가 재미있고, 그 논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상상이 재미있고, 번뜩이는 익살이 재미있고, 그 논리와 상상을 장난감 삼아 혼자서 천진하게 노는 모습을 보는 그 자체가 재미있다. 이 시가 들어 있는 시집을 처음 읽고 있을 때 나는 치통을 앓고 있었는데, 덕분에 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내 목구멍에선 특이한 탄성의 조합이 튀어 나와야만 했다. ‘큭, 큭, 아후, 흑, 큭, 낄낄, 아후…….’ 병원에 입원한 사람에게 선물하면 괜찮을 시집이다. 추천 사유 : <웃음의 힘>에는 진통효과가 있더라구요.(서울 신월동, 독자 Y)
반경환 (철학예술가, 『애지』 주간)
: 반칠환 시인은 철학적으로는 자연주의자이지만, 시적으로는 상징주의자이다. 그의 자연주의는 “노랑 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는 <노랑 제비꽃>이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는 <새해 첫 기적>에서처럼, ‘만물평등사상’으로 나타나고, 그의 상징주의는 모든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잠언과 경구로 나타난다. 노랑 제비꽃도 상징이고, 황새도 상징이고, 거북이도 상징이다. 요컨대 이 세상의 모든 삶은 기적이며, 그 기적의 터전인 자연(우주)을 함부로 훼손시키지 말라는 교훈이 그의 모든 시에는 가장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 “얼음호수가 쩌엉 쩡 금간/손바닥을 펴보이자/수십 마리 오리들이 와글와글/엉터리 수상을 본다/걱정 말우/봄부터는 운수 풀리겠수/쩌억 쩍 얼음에 달라붙는/제 물갈퀴 발금의 시린 소망이겠지” 반칠환의 ‘호수의 손금’({웃음의 힘})을 읽으며 올 한 해 운수대통 하시라.

최근작 :<웃음의 힘>,<일편단시(一片短詩)>,<새해 첫 기적> … 총 18종 (모두보기)
소개 :

지혜   
최근작 :<애지 2024.가을호>,<이명>,<안녕, 잘 지내지>등 총 447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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