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상상의 세계로 날아가 맘껏 즐기며,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날개달린 그림책방’ 시리즈 넷째 권. 2010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여느 책과 달리 표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본문에 한 글자도 없을 뿐만 아니라 표지와 판권 면도 꼭 필요한 요소만 그림과 어울리게 디자인한 의도가 돋보이는 독특한 그림책이다.
앞뒤 표지를 펼치면, 북극 곰이 커다란 고래 등을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나무집을 발견한 북극 곰은 나무집에 올라가고, 뒤이어 독특한 모양의 보트를 타고 온 갈색 곰도 나무집에 오른다. 둘은 수면이 점점 낮아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어느새 정교하게 표현된 수많은 동물들이 하늘과 땅 여기저기에서 몰려오고, 플라밍고 떼와 코뿔소, 하마, 공작 등 이들은 모두 나무집에 올라 너나없이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책은 희망과 사랑, 경이로움의 세계로 안내해 준다. 또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깨끗해지고 평화로움에 젖어들게 한다. 그 장엄한 색채들은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눈에 남아 따뜻한 여운을 안겨준다.
마레이어 톨만 (지은이)의 말
안녕하세요? <나무집>을 지은 마리예 톨만과 로날트 톨만입니다.
우리는 딸과 아버지 사이예요.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 책을 만들 수 있었지요.
덕분에 그림책을 사랑하는 한국 독자들과 이렇게 소통하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여러분은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나무집>은 여느 책과 달리 표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앞뒤 표지를 펼쳐 놓아 보세요.
“어, 북극 곰이 커다란 고래 등을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네” 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게 됩니다.
그림을 충분히 보고 느끼셨다면, 이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해요.
우리는 이 책에서 어떤 직접적인 메시지나 명백한 교훈을 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페이지마다 단 한 줄의 글도 싣지 않은 이유이지요. 단지 펼쳐지는 그림을 보며 독자 스스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조화로움, 우정,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연’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때로 너무 교만하고 자기 중심적이어서 인간이 지상 최고의 존재이며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세상의 일부일 뿐이며, 다른 생명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어떠한 권리도 이유도
없다는 게 진실입니다. 지적 존재라는 사실은 단지 하나의 특성일 뿐, 곰에게 힘센 팔과 날카로운 발톱이 있다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일이지요.
책장을 넘기며 어느 틈엔가 교만함과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모두 잊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자신 곧 인간을 더 이상 첫 번째로 놓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를, 자연의 광대함과 모든 생명들이
얼마나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지를 진심으로 깨달았으면 합니다. 나무집으로 상징된 이 작고 제한된
공간에서조차도 그러하니까요.
또한 우리의 어머니인 자연이 지닌 무한한 색깔을 가능한 한 많은 색깔에 담아 보여 주려 했습니다.
우리는 빨간색, 파란색, 검은색 또는 흰색 따위와 같은 말로 색깔을 정의하려 합니다. 어린이들은 하늘은 파랗고
바다는 푸르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어른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늘은 푸르기도 하고 노랗기도 하며, 분홍 또는 붉은빛 등으로 물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거짓 없는
위대한 자연의 순리이지요. 어린이들이 펼쳐지는 그림을 보며 그러한 사실을 느끼고 깨닫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이 책에서 계절의 다양함 또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덥고, 따뜻하고, 서늘하고 추운 계절을요. 글로 온도와 습도를 정의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색깔과 표현으로
그러한 요인들을 자연스레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담아 <나무집>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을 소중히 해야 함을 깨닫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 보며
2010년 6월, 네덜란드에서
마리예 톨만.로날트 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