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는 일에서부터 늦은 밤 잠드는 순간까지, 댄 브라운에서 미셸 푸코, 컴퓨터에서 콘돔, 노화에서 노동에 이르기까지 <생각 없이 살기>의 작가 한네스 슈타인이 우리 삶을 구성하는 90여 개의 사물과 개념, 인물과 현상들을 글감으로 끌어들여쓴 에세이.
전작에서 반성과 비판 없는 지성의 미래를 섬뜩하게 경고했던 지은이는 이 책에서 좀더 쉽고 발랄한 문장으로 읽는이들에게 다가간다. 특유의 빈정대는 문체로 지은이는 생활 속에서 이성을 합리적으로 구사한다고 믿는 우리 자신의 통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무참히 깨닫게 한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까지 거침없이 내뱉는 그의 글은 동의여부를 떠나 익살스럽고 친숙한 문체로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유발한다. 물론 그의 그러한 빈정댐은 그가 겨냥하는 무수한 이들의 삶에서 한치도 나아감이 없는 공허함의 산물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한네스 슈타인 (지은이)의 말
이 책에는 일상에 있어서의 불쾌한 일들이 망라되어 있다. 아침에 일어난 다음부터 잠자기 위해 이를 닦는 순간까지 한 사람의 얼굴을 붉히게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리스트의 항복들 사이에 나는 다섯 개의 에세이를 흩어놓았는데, 그 에세이들에서는 끔찍할 만큼 무례한 단어, 즉 '나'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한다. 그러므로 이는 인간 실존의 다섯 가지 근본 색조들, 즉 증오, 복수, 행복, 질투, 사랑을 다루고 있는 지극히 주관적인 습작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