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의 정수로 일컬어지는 <용의자 X의 헌신>이 새롭게 번역되어 출간됐다.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양억관이 자신의 번역을 대폭 손질해 원작이 지닌 문학적 향기와 감동을 오롯이 되살려 냈다.
명실상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장편 미스터리 소설이다. 출간된 해에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를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본격 미스터리 대상'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했으며, 급기야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제134회 나오키 상을 거머쥐었다. 2008년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그 해 개봉한 일본 영화 가운데 흥행 수입 3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에서도 영화화 되었으며, 일본 추리 소설로는 드물게 영어로도 번역, 출간됐다.
도쿄 에도가와 인근 한 연립 주택에서 중년 남자가 모녀에 의해 살해된다. 숨진 남자는 여자의 이혼한 두 번째 남편 도가시. 돈을 갈취하기 위해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는 그를 모녀가 우발적으로 목 졸라 살해한 것. 여자의 이름은 하나오카 야스코. 한때 술집 호스티스였으나 지금은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면서, 첫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 미사토를 키우고 있다. 우연히 사건을 눈치채게 된 옆집 사는 고등학교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그녀를 돕겠다고 나선다.
궁지에 빠진 야스코는 그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이전부터 마음속으로 야스코를 깊이 사모해 왔던 이시가미는 완전범죄 만들기에 나서게 된다. 대학 시절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는 소리를 듣던 그는 빈틈없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경찰 심문에 대응하는 요령까지 모녀에게 세세히 지시하여 경찰의 수사를 혼선에 빠뜨린다.
첫문장
아침 7시 35분. 이시가미는 평소처럼 연립 주택을 나섰다.
수상 :2013년 시바타 렌자부로상, 2010년 일본 서점대상, 2009년 일본 서점대상, 2006년 일본 서점대상, 2006년 일본 본격미스터리대상, 2005년 나오키상, 1999년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1985년 에도가와 란포상 최근작 :<녹나무의 여신 (무선특별판)>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총 652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 8> ,<나무늘보는 변할 수 있을까?> … 총 270종 (모두보기) 소개 :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 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 소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노르웨이의 숲』, 『모방범』, 『공생충』 등이 있다.
백 퍼센트의 사랑, 백 퍼센트의 헌신……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처절하고 가장 아름다운 한 편의 서사시
2005년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2006년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 〈본격 미스터리 대상〉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2008년 일본에서 영화화 (후쿠야마 마사하루 주연. 그해 개봉한 일본 영화 중 흥행 수입 3위)
2011년 미국에서 영문판 출간 (The Devotion of Suspect X )
2012년 한국에서 영화화(류승범, 이요원 주연)
2017년 중국에서 영화화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의 정수로 일컬어지는 『용의자 X의 헌신』이 새롭게 번역되어 출간됐다.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양억관 씨가 자신의 번역을 대폭 손질해 원작이 지닌 문학적 향기와 감동을 오롯이 되살려 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명실상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장편 미스터리 소설이다. 출간된 해에〈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를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본격 미스터리 대상〉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했으며, 급기야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제134회 나오키 상을 거머쥐었다. 2008년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그 해 개봉한 일본 영화 가운데 흥행 수입 3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류승범, 이요원 주연, 2012년)과 중국(2017년 3월)에서도 영화화 되었으며, 일본 추리 소설로는 드물게 영어로도 번역, 출간됐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슬프고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외견상으로는 살인과 경찰 수사, 추리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소설의 일반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견인하는 것은 사랑과 헌신이라는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주제다. 도저히 상상하기도 믿기도 힘든 이 전대미문의 러브스토리는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독자들로 하여금 한동안 넋을 잃게 만든다. 그리고 인간이 이렇게까지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할 수 있는가를 수없이 자문하게 만든다.
도쿄 에도가와 인근 한 연립 주택에서 중년 남자가 모녀에 의해 살해된다. 숨진 남자는 여자의 이혼한 두 번째 남편 도가시. 돈을 갈취하기 위해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는 그를 모녀가 우발적으로 목 졸라 살해한 것. 여자의 이름은 하나오카 야스코. 한때 술집 호스티스였으나 지금은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면서, 첫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 미사토를 키우고 있다. 우연히 사건을 눈치채게 된 옆집 사는 고등학교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그녀를 돕겠다고 나선다. 궁지에 빠진 야스코는 그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이전부터 마음속으로 야스코를 깊이 사모해 왔던 이시가미는 완전범죄 만들기에 나서게 된다. 대학 시절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는 소리를 듣던 그는 빈틈없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경찰 심문에 대응하는 요령까지 모녀에게 세세히 지시하여 경찰의 수사를 혼선에 빠뜨린다.
사건 다음날,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중년 남자의 변사체가 발견되고, 경찰은 그것이 도가시의 사체임을 밝혀낸다. 조사 결과 도가시는 죽기 직전 야스코의 행적을 캐고 다녔으며, 야스코가 일하는 도시락 가게 주소를 알아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자연히 야스코가 유력한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떠오른다. 경찰은 그녀의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수사는 공전을 거듭한다.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형사 구사나기는 대학 동창 유가와에게 S.O.S를 친다. 데이토 대학 교수인 유가와는 구사나기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등장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던 천재 물리학자, 일명 ‘탐정 갈릴레오’다. 사건을 추적하게 된 유가와는 구사나기에게 야스코의 이웃인 이시가미의 이름을 듣고 그가 대학 시절 자신과 전공은 다르지만 서로의 천재성을 인정했던 동창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그리고 이시가미가 사건에 개입했음을 직감한다.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천재와 천재의 대결, 치열한 두뇌 싸움이 전개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친구 이시가미의 비밀을 눈치 채게 된 유가와는 깊은 연민과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한 여인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며, 그 여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려는 이시가미의 헌신을 알게 된 것이다.
모녀가 어쩌면 이렇게 예쁜 눈을 가졌을까. 그때까지 그는 아름다운 것에 눈길을 빼앗기거나 감동해 본 적이 없었다. 예술의 의미조차 몰랐다. 그러나 그 순간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것은 수학 문제가 풀릴 때 느끼는 아름다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다.(본문 437쪽)
이웃에 이사 와 인사차 방문한 야스코를 본 순간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 이시가미. 젊은 시절 천재 수학자 소리를 들었었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금은 고교 수학선생으로서 혼자서 수학의 난제와 씨름하며 외곬수의 삶을 살던 그가 살아갈 의미와 목적을 그녀에게서 발견한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헌신이란 부패하고 타락한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진실을 찾기 위한 정신적 고투의 일종이다. 여기에 논리나 이유는 필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동기의 순수성이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궁극적으로는 죽음도 불사한다. 모든 것이 엄격히 통제된 거대 조직 사회에서 개인이 순수하게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사랑과 죽음뿐이다. 일본 문학에서 세상과 화합하지 못한 연인들의 동반 자살이 빈번한 주제로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녀들과 어떻게 되고자 하는 욕망은 전혀 없었다. 자신이 그들에게 손을 뻗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는 깨달았다. 수학도 똑같다는 것을. 숭고한 것에는 관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명성을 얻으려 하는 것은 그 존엄성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다.(본문 437~438쪽)
유가와가 사건의 진상에 점차 다가가는 것에 압박을 느낀 이시가미는 결국 자신이 살인범이라며 경찰에 자수한다. 그리고 자신은 야스코의 숨겨진 보디가드였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이시가미가 제시한 증거품들이 그간의 수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그를 범인으로 받아들인다. 이시가미는 자수하기 전, 야스코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긴다.
구도 구니아키 씨는 성실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와 결합한다면 당신과 미사토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에 대해서는 모두 잊으시기 바랍니다. 결코 죄책감 같은 걸 가져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나의 행위는 모두 허사가 되고 말 테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예상치 못한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이시가미는 마치 수학 문제를 내듯, 마지막으로 “선입견에서 비롯되는 맹점을” 찌르며 완전범죄 만들기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하지만 이미 모든 진실을 알고 친구에 대한 우정과 연민으로 괴로워하던 유가와는 형사 구사나기에게 이시가미의 트릭을 참담한 심정으로 들려준다. 그것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고 도무지 믿을 수도 없는 이야기, 천재 수학자가 사회의 모든 악으로부터 모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상상하고 연출해 낸 거대한 헌신의 이야기였다.
그가 너무도 당신을 사랑하고, 그래서 자신의 인생 모두를 걸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그가 이런 일을 벌인 보람이 너무 없으니까요. 그는 이러는 걸 바라지 않겠지만,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걸 저는 견딜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