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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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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이후 여섯 권의 소설을 펴냈으며 2003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김연수는 올해 서른다섯이다. 꾸준하게 잰 걸음으로 나아가는 그에게 첫 번째이자 마지막인(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산문집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는 서문에서 "내가 사랑한 시절들,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내 안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진 것들, 지금 내게서 빠져 있는 것들"을 기록했다고 고백한다. 김연수는 지나온 안팎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되새김은 다시 앞으로 달려가기 위함이다. "이제 다시는 이런 책을 쓰는 일은 없을 테니까"라는 말 속에는 지나온 반생에 대한 결산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책에 실린 32편의 산문 중 절반 이상이 새로 쓴 것이다. "이제 나는 서른다섯 살이 됐다. 앞으로 살 인생은 이미 산 인생과 똑같은 것일까? 깊은 밤, 가끔 누워서 창문으로 스며드는 불빛을 바라보노라면 모든 게 불분명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살아온 절반의 인생도 흐릿해질 때가 많다. 하물며 살아갈 인생이란." 작가는 유년의 추억, 성장통을 앓았던 청년기, 글을 쓰게 된 계기 등을 차분하게 풀어놓는다. 이백과 두보의 시, 이덕무와 이용휴의 산문, 이시바시 히데노의 하이쿠, 김광석의 노랫말 등 자신의 젊은날을 사로잡았던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삶을 설명하는 데는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라고 말하면서. - 한 편의 시와 몇 줄의 문장으로 쓴 서문
: 문득 마음에 베인 듯, 아프고 시리다 :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더욱 빛난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 내 마음을 채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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