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통 사람들의 그림 실력은 어린 시절의 수준에서 주춤해 버리는 것일까? 화술이나 글씨를 쓰는 능력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활동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보통의 어른들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싫어하거나 자신없어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책은 보통의 사람들이 학교에서 읽기와 쓰기, 셈하기 등을 배우면서 왼쪽뇌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그림을 그릴 때에도 왼쪽뇌에 의존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인간의 사고 중 언어나 분석적인 사고는 주로 왼쪽 뇌에서 이루어지고, 시각이나 지각적인 사고는 오른쪽 뇌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것, 기억하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그리려 하기 때문에 사실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른쪽 뇌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법을 훈련시켜 준다. 그것은 동시에 그림을 그리면서 오른쪽 뇌를 사용하는 법을 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미국의 공립학교와 기업체 등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책〈The Drawing on the Right Side of the Brain〉의 1999년 개정판을 번역했다.
각기 다른 수준의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에 비추어 나는 모든 학생들에게, 특히 이제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에게 몇 가지 충고를 해 주고 싶다. 첫째로, 사실적으로 그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 바란다. 미술의 기본이 되는 그림 그리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해서 창의력의 근원이 막히는 일은 결코 없었다. 피카소와 같이 드물게 잘 그릴 수 있던 작가는 이러한 사실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뛰어난 인물이며, 그 외에도 미술사에는 이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많은 뛰어난 작가들이 얼마든지 있다.
사실적으로 잘 그리는 훈련을 받은 작가라고 해서 반드시 따분하고 현학적인 작품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작가라면 틀림없이 추상 작품이나 비구상 작품이라 해도 따분하고 현학적인 것밖에는 할 수가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은 작품에 도움을 줄 망정 결코 방해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