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할머니는 오래 전에 남편을 잃고 존 브라운이라는 복슬개와 함께 산다. 외로운 할머니는 존 브라운을 가족처럼 여기며 의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까만 고양이가 할머니 앞에 나타난다. 할머니는 고양이를 집안으로 거두어 들이고 싶지만, 존 브라운은 심술을 부린다. 물론, 할머니가 없는 데서만.
붙임성도 없고 퉁명스러운 검은 고양이는 존 브라운의 심술에 일절 대꾸하지 않고 그저 집 주변만 멤돈다. 할 수 없이 할머니는 존 브라운 몰래 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인다. "고양이는 필요 없어요. 할머니에겐 제가 있잖아요." 하며 고집을 부리는 복슬개의 모습에 동생이 생긴 아이의 모습이 겹친다.
지금 받고 있는 사랑과 관심을 다른 존재에게 빼앗길 것 같아 심술을 부리는 복슬개는 끝내 '할머니'를 위해 고양이를 집 안으로 맞아 들인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해소하기는 힘든 '질투'라는 감정을 정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존 브라운의 치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정감 넘치게 풀어 나간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서정보학을 공부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립 도서관에서 10년 동안 근무했고, 지금은 글쓰기와 함께 우수한 영미 아동 문학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소설 『불온한 날씨』와 산문집 『딸이 있는 풍경』, 『넓은 잎새길의 집, 그리고 오래된 골목들의 기억』이 있고, 옮긴 책으로 『비밀의 집 테라비시아』, 『프레드릭』, 『시간의 주름』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