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이 소설은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도시를 작품의 주요배경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하라사막, 카사블랑카, 에사우이라, 와르자자트로 유명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미국의 버펄로와 뉴욕은 이 소설에서 보조배경이 되고 있다.
어드벤처, 스릴러, 로맨스 장르의 특징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다. 버펄로에 회계사무소를 열어 사회적으로 성공한 로빈이 결혼을 통해 더욱 행복해지기보다는 남편 폴의 배신으로 낯설고 위험한 모로코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으며 다양한 모험을 펼쳐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빈의 남편 폴은 재능 있고 매력적인 화가이다. 폴이 충동적이고 무책임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함께 사는 동안 서로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충분히 극복될 될 수 있을 거라 믿고 결혼을 선택한 로빈의 판단은 크게 빗나간다. 우리 속담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다. 믿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당할 경우 충격의 강도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결혼 생활 3년을 자축하기 위해 떠난 모로코 여행길에서 로빈은 뜻하지 않은 위기에 직면한다. 폴이 함께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자며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 몰래 정관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폴도 항상 아기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기 때문에 배신의 강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동안 로빈을 속여온 폴은 아무런 해명의 말도 남기지 않고 그녀를 호텔에 홀로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낯설고 위험한 모로코 여행, 남편은 사라지고 그녀 혼자 남았다.
《비트레이얼》의 주인공 로빈은 40대가 다 되어가는 여성으로 직업은 공인회계사이며 한 번 결혼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고, 전직은 신문기자이다. 신문기자와 공인회계사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직업이고, 전문성을 고려할 때 전혀 이질적인 분야이다. 로빈이 신문기자에서 180도 선회해 공인회계사가 되기로 결심한 배경은 삶의 안정을 바랐기 때문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경제적인 안정이다. 로빈도 경제적 안정을 노리고 회계사 과정을 이수하고 버펄로에 회계사무소를 차려 1차 목표를 달성한다. 일도 생각처럼 지루하지 않고 적성에 맞아 독립적인 삶의 기반을 완벽하게 갖추게 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있다.
로빈은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이후 줄곧 혼자 살아왔고, 가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재정 관리를 맡기기 위해 회계사무소를 찾아온 193센티미터의 멋진 화가를 보는 순간 로빈은 즉시 매료된다. 살아오면서 남자에게 첫눈에 반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폴은 버펄로주립대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고, 유머러스하고, 나이는 많지만 아직 지적 호기심을 갖추고 있고, 긴 은발이 멋진 남자이다. 폴이 처음 재정 장부를 들고 와 관리를 부탁할 수 있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충동적인 성격에 일을 무수히 저질러놓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로빈은 매일이다시피 대차대조표를 보며 손실을 따지며 살아왔고, 무슨 일을 하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하고, 단 한 번도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았던 적 없이 살아왔다. 로빈은 폴의 단점을 알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 고쳐지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폴과 결혼한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역시나 폴의 충동적인 구매욕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만난 걸 행운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3년 동안 무사히 결혼생활을 이어온 것을 자축하기 위해 한 달간 모로코 여행을 계획한다.
에사우이라에 여장을 푼 로빈은 여행을 잘 떠나왔다는 생각을 하며 현지 교사에게 프랑스어를 배우며 만족스런 시간을 보낸다. 폴은 그동안 여건이 좋지 않아 그림 작업을 소홀히 했던 것을 단숨에 만회하기라도 하듯 열정적인 창작 작업을 시작한다. 에사우이라의 수크(전통시장)를 화폭에 담기도 하고, 호텔 발코니에서 내려다보이는 지붕들을 구상과 비구상을 혼합해 그리기도 한다.
폴이 작업을 열심히 하는 모습은 로빈에게도 흡족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게 되고, 그들 부부는 마치 신혼 때처럼 열정적인 섹스를 나누며 함께 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철석같이 약속한다.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던 어느 날, 로빈은 회계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직원이 폴이 사용한 카드내역서와 청구서를 검토하다보니 비뇨기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진료비가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그 진료비는 폴이 로빈을 숨기... 낯설고 위험한 모로코 여행, 남편은 사라지고 그녀 혼자 남았다.
《비트레이얼》의 주인공 로빈은 40대가 다 되어가는 여성으로 직업은 공인회계사이며 한 번 결혼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고, 전직은 신문기자이다. 신문기자와 공인회계사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직업이고, 전문성을 고려할 때 전혀 이질적인 분야이다. 로빈이 신문기자에서 180도 선회해 공인회계사가 되기로 결심한 배경은 삶의 안정을 바랐기 때문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경제적인 안정이다. 로빈도 경제적 안정을 노리고 회계사 과정을 이수하고 버펄로에 회계사무소를 차려 1차 목표를 달성한다. 일도 생각처럼 지루하지 않고 적성에 맞아 독립적인 삶의 기반을 완벽하게 갖추게 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있다.
로빈은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이후 줄곧 혼자 살아왔고, 가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재정 관리를 맡기기 위해 회계사무소를 찾아온 193센티미터의 멋진 화가를 보는 순간 로빈은 즉시 매료된다. 살아오면서 남자에게 첫눈에 반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폴은 버펄로주립대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고, 유머러스하고, 나이는 많지만 아직 지적 호기심을 갖추고 있고, 긴 은발이 멋진 남자이다. 폴이 처음 재정 장부를 들고 와 관리를 부탁할 수 있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충동적인 성격에 일을 무수히 저질러놓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로빈은 매일이다시피 대차대조표를 보며 손실을 따지며 살아왔고, 무슨 일을 하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하고, 단 한 번도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았던 적 없이 살아왔다. 로빈은 폴의 단점을 알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 고쳐지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폴과 결혼한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역시나 폴의 충동적인 구매욕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만난 걸 행운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3년 동안 무사히 결혼생활을 이어온 것을 자축하기 위해 한 달간 모로코 여행을 계획한다.
에사우이라에 여장을 푼 로빈은 여행을 잘 떠나왔다는 생각을 하며 현지 교사에게 프랑스어를 배우며 만족스런 시간을 보낸다. 폴은 그동안 여건이 좋지 않아 그림 작업을 소홀히 했던 것을 단숨에 만회하기라도 하듯 열정적인 창작 작업을 시작한다. 에사우이라의 수크(전통시장)를 화폭에 담기도 하고, 호텔 발코니에서 내려다보이는 지붕들을 구상과 비구상을 혼합해 그리기도 한다.
폴이 작업을 열심히 하는 모습은 로빈에게도 흡족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게 되고, 그들 부부는 마치 신혼 때처럼 열정적인 섹스를 나누며 함께 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철석같이 약속한다.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던 어느 날, 로빈은 회계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직원이 폴이 사용한 카드내역서와 청구서를 검토하다보니 비뇨기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진료비가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그 진료비는 폴이 로빈을 숨기고 정관수술을 받은 내역이었다.
로빈은 허탈감과 분노가 치밀고, 마침 방을 비우고 카페에 그림을 그리러 가 있는 폴에게 ‘차라리 나가 죽으라.’는 쪽지를 남기고 바다로 나가 우울한 기분을 달랜다.
돌아와 보니 방은 엉망으로 되어 있고, 폴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로빈은 미국으로 그냥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폴의 안부를 확인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뒤를 추적하게 되는데…….
최근작 :<빅 픽처>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 ,<빛을 두려워하는> … 총 173종 (모두보기) 소개 :1955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으며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런던, 파리, 베를린, 몰타섬을 오가며 살고 있다. 조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문화공로훈장을 받았고, 2009년에는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에서 주는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한때 극단을 운영하며 직접 희곡을 쓰기도 했고, 이야기체의 여행 책자를 쓰다가 소설 집필을 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오지부터 시작해 파타고니아, 서사모아, 베트남,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 세계 60여 개국을 여행했다. 풍부한 여행 경험이 작가적 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완벽한 탐구, 치밀한 구성,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스토리가 발군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되고 있다. 2010년 국내에서 출간된 《빅 픽처》는 최고의 화제를 모으며 국내주요서점 2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등재된 바 있다.
주요 작품으로 《빛을 두려워하는》, 《오후의 이자벨》, 《오로르 시리즈》, 《고 온》, 《데드하트》, 《픽업》, 《비트레이얼》, 《빅 퀘스천》,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파이브 데이즈》, 《더 잡》, 《리빙 더 월드》, 《템테이션》, 《행복의 추구》, 《파리5구의 여인》, 《모멘트》, 《위험한 관계》 등이 있으며 격찬을 받은 여행기로 《Beyond the Pyramids》, 《In God’s Country》 등이 있다.
최근작 :<여섯 빛깔 무지개> ,<소울푸드> … 총 127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영화학과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매진》 수석기자, 〈야후 스타일〉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번역가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빛을 두려워하는》, 《오후의 이자벨》, 《오로르 시리즈》, 《고 온》, 《데드하트》, 《픽업》, 《비트레이얼》, 《빅 퀘스천》,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파이브 데이즈》, 《더 잡》, 《템테이션》, 《파리5구의 여인》, 《모멘트》, 《파리에 간 고양이》,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마술사 카터, 악마를 이기다》, 《브로크백 마운틴》, 《돌...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영화학과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매진》 수석기자, 〈야후 스타일〉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번역가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빛을 두려워하는》, 《오후의 이자벨》, 《오로르 시리즈》, 《고 온》, 《데드하트》, 《픽업》, 《비트레이얼》, 《빅 퀘스천》,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파이브 데이즈》, 《더 잡》, 《템테이션》, 《파리5구의 여인》, 《모멘트》, 《파리에 간 고양이》,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마술사 카터, 악마를 이기다》, 《브로크백 마운틴》, 《돌아온 피터팬》, 《순결한 할리우드》, 《가위 들고 달리기》,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일상 예술화 전략》, 《매일매일 아티스트》, 《아웃사이더 예찬》, 《심플 플랜》,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스피벳》, 《보트》, 《싱글맨》, 《정키》, 《퀴어》 등이 있다.
《빅 픽처》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미스터리 어드벤처!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영국, 프랑스 베스트셀러!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소설 《비트레이얼》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도시를 작품의 주요배경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하라사막, 카사블랑카, 에사우이라, 와르자자트로 유명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미국의 버펄로와 뉴욕은 이 소설에서 보조배경이 되고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국내에 알린 첫 번째 소설은 《빅 픽처》이다. 국내 주요서점에서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 제작한 영화가 수입돼 개봉되기도 했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국내에 선보인 소설은 《비트레이얼》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1권이다. 자전적 산문집 《빅 퀘스천》을 포함할 경우 현재 12권의 책을 선보였다. 한 작가가 10권 이상의 작품을 쓸 경우 상상력이 고갈되고 밑천이 다 드러나게 돼 더 이상 참신한 창작 에너지를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하는데 더글라스 케네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풍부한 여행의 경험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는 이미 56개 나라를 여행했고, 한곳에 정착해 살기보다는 미국, 유럽, 호주 등지를 수시로 오가며 살고 있다.
국내독자들은 대부분 《빅 픽처》를 대표작으로 꼽지만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모멘트》, 《템테이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같은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어냈다. 베를린 장벽이 건재했던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을 배경으로 미국 작가와 동독 스파이의 사랑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모멘트》,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머니라도 팔아야 할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할리우드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린 《템테이션》, 미국 중산층 가정의 3대에 걸친 이야기를 격변의 역사와 더불어 되돌아보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등은 《빅 픽처》못지않은 매력과 감동을 선보이며 널리 사랑받았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자전적 에세이 《빅 퀘스천》을 통해 ‘삶이란 필연적으로 위기와 동행할 수밖에 없으며 본질적으로 비극일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비트레이얼》 역시 그런 인식의 바탕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꿈과 성공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인물들을 그려왔고, 그들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실패와 좌절의 원인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모색해 왔다. 특히 위기에 처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무엇이 삶을 근본적으로 위험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만 거듭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비트레이얼》은 어드벤처, 스릴러, 로맨스 장르의 특징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로빈이 모로코 곳곳을 떠돌며 남편 폴을 찾아 헤매다 벌어지는 온갖 모험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로드무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비트레이얼》에서 모로코는 때묻지 않은 순수와 원초적인 폭력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나라로 그려지고 있다. 이슬람문화의 영향 아래에 있는 나라인 탓에 문화적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사람들은 대부분 선량하지만 한편으로는 날것 그대로의 폭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로빈이 거쳐 가게 되는 사하라사막, 에사우이라, 카사블랑카, 와르자자트, 마라케시 등은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삶의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비트레이얼》 역시 뜻밖의 전개와 반전으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소설이다. 이야기에 빠져드는 순간 벗어날 길이 없을 만큼 중독적이며 강렬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버펄로에 회계사무소를 열어 사회적으로 성공한 로빈이 결혼을 통해 더욱 행복해지기보다는 남편 폴의 배신으로 낯설고 위험한 모로코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으며 다양한 모험을 펼쳐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빈의 남편 폴은 재능 있고 매력적인 화가이다. 폴이 충동적이고 무책임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함께 사는 동안 서로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충분히 극복될 될 수 있을 거라 믿고 결혼을 선택한 로빈의 판단은 크게 빗나간다. 우리 속담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다. 믿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당할 경우 충격의 강도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결혼 생활 3년을 자축하기 위해 떠난 모로코 여행길에서 로빈은 뜻하지 않은 위기에 직면한다. 폴이 함께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자며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 몰래 정관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폴도 항상 아기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기 때문에 배신의 강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동안 로빈을 속여온 폴은 아무런 해명의 말도 남기지 않고 그녀를 호텔에 홀로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여러 작품을 통해 타인-남편, 연인, 가족 포함-에 의존해 행복을 이루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해 왔다. 이 소설의 한 대목에도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 있다.
꿈은 스스로 이루어야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행복해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더글라스 케네디는 어떻게 살아가는 게 꿈과 행복을 이루기 위한 비결인지 진지하게 모색해 왔다. 다른 사람에 기대 행복해지려 하는 건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가 전혀 없는 선택일 뿐이다. 그러하기에 꿈과 행복을 위해 독립적인 삶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과제라고 역설해 왔다. 삶은 위기의 연속이며 본질적으로 비극적일 수밖에 없기에 마치 스케이트를 처음 배울 때처럼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며 서서히 앞으로 전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마음에 드는 부분만 보려고 한다. 로빈이 폴에게 매료된 것은 자기 자신은 가지고 있지 않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예술적 재능, 자유분방한 사고, 충동적인 구매 습관 등은 늘 대차대조표를 들여다보며 단 한 푼의 손실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살아온 그녀 자신과는 완벽하게 다른 부분이다. 뭐든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꼼꼼하게 따지고 들고, 어떤 일을 하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이 뭔지 고민하며 살아온 로빈에게 폴의 충동적이고 무책임한 부분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결국 직접 배우자를 선택한 만큼 그 책임은 그녀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폴을 추적하던 로빈은 30년 전 폴이 카사블랑카미술대학에 교환교수로 와 있을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돼 더욱 큰 충격에 휩싸인다. 폴이 일을 저질러놓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습관은 이미 30년 전부터 계속돼 온 것이다.
《비트레이얼》은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북아프리카 서안 모로코에서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신비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는 게 가장 현명하고 옳은 길인지 진지하게 묻는 소설이기도 하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역시 곤경에 처한 여인을 그리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