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농장 주인들은 성격이 고약하다. 날마다 닭을 세 마리씩이나 먹는 보기스는 엄청 뚱뚱하고, 거위 간을 도넛 속에 넣어 먹는 번스는 늘 배가 아픈 배불뚝이 난쟁이, 셋 가운데서 가장 영리한 빈은 음식 대신 독한 술만 마셔 대는 홀쭉이다. 생김새는 영 딴판이지만 마음씨는 똑같이 치사하고 못됐다. 이 악당들은, 농장에서 닭과 오리를 훔쳐 가는 여우를 완전히 박멸하기로 동결한다.
곧바로 여우굴 앞에서 총을 들고 기다리더니 어마어마한 굴착기를 동원해 여우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막대기와 총과 손도끼를 비롯해 온갖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언덕을 에워싸기도 한다. 이제 여우는 물론 그 어떤 동물도 언덕을 빠져나갈 수 없다. 하지만 영리한 여우는 이대로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사흘이나 굶었지만 죽을 힘을 다해 굴착기보다 더 빨리 굴을 파 나간다. 결국은, 여우의 승리.
영리한 여우와 우둔한 농부들의 대결을 다룬 책은 통쾌한 내용, 재미와 즐거움이 섞인 문장, 흥미진진한 전개가 특징. 어리석고 괴팍하며 둔한 세 농부는 어쩌면 어른들의 얼굴이다. 결국 들러리일 수밖에 없는 세 농부의 무능함을 비웃는 한편, 세 들러리들의 포위 공격을 뚫고 가족을 지키며 나아가 다른 동물들까지 구하는 여우를 밝게 비춘다. 굶어 죽을 현실을 거부하고 맞서는 여우는 노력가이자 지적인 활동가로 그려진다.
전작이 그래왔듯 로알드 달 특유의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더불어 권선징악의 도덕관이 살아있다. 평가가 엇갈리는 작가는 자신을 비난하는 어른들과 거리를 두고 아이의 편에 선다. "어린이들이 책을 보면서 절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책은 아이들을 억눌러서는 안 되며 재미와 호기심이 넘치고,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한 그는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게임 대신 책을 들게 했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 Honour List 2008 수상
세 농부
여우 씨
총 쏘기
무시무시한 굴 파기
무시무시한 굴착기
누가 누가 빨리 파나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야
여우 씨네 식구들이 굶주리다
여우 씨가 꾀를 내다
보기스의 1호 닭장
여우 씨 부인을 위한 깜짝 선물
오소리
번스의 거대한 창고
오소리가 걱정하다
빈의 비밀 사과주 창고
아주머니
큰 잔치
여전히 기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