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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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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새의 선물>의 은희경, 제2회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의 전경린, 제3회 <예언의 도시>의 윤애순, 제5회 <숲의 왕>의 김영래, 제8회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의 이해경... 문학동네 소설상이 오랜만에 당선작을 냈다. 주인공은 지난해 여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천명관씨. 등단작 '프랭크와 나'를 제외하곤 아무 작품도 발표하지 않은 진짜 신인이다.
'이 소설을 '특별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임철우, '자신과는 소설관이 다른 심사위원의 동의까지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가로서는 힘있는 출발'이라 말하는 은희경, '소설이 갈 수 있는 최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았다고 평하는 신수정까지. 추천글부터 심상치 않다. 소설의 1부, 2부에서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와 주변 인물들의 천태만상이 그려진다.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삶을 담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복수극"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을 품고 죽은 박색 노파가 등장, 주인공을 파국으로 이끈다는 설정이다. 조각조각,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두 모아놓은 양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듣던 옛날 이야기, 동화책에서 본 설화와 신화, TV 연속극 같은 스토리,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 유머 등이 섞여든다. 맨몸으로 시작해 큰 사업가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인가 싶으면 벽돌을 굽는 한 장인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시 여러 시대를 살다 간 인물들의 지난 세기의 이야기인가 하면 바로 오늘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썩 인상적인 데뷔작. 1부 부두
: 2005년 올해의 책 : 그냥 재밌으면, 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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