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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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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의 첫 소설집 『조금 늦게 달이 보인다』는 나는 누구고 삶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게 한다. 원룸에 거주하듯 뿔뿔이 흩어져 각자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적 일상의 한 대목을 치밀하게 그려가며 내가, 우리가 이렇게 살아도 되느냐고 묻고 있다. 김주현은 아무리 파편화되고 뿌리 뽑혔을지라도 현대적 삶을 그대로 보여주며 또 다른 의미를 돌려주려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 쓰기와 삶이 여일한 작가임을 이번 소설집은 잘 보여주고 있다.
조금 늦게 달이 보인다 : ‘인생 연극’에 서투른 작가가 다시 보인다. 오래전부터 작가는 소설을 붙들고 본인과 동일시하기를 포기하지 않아왔다. 소설 쓰기의 원칙이 삶의 원칙과 어긋나지 않는 세계에 눈을 두고 깊은 천착을 보이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순수를 지향하는 태도가 소설에서 빛난다. 그리고 우리 소설에서 연극을 무대로 한 소설의 전형을 이루는 드문 경우를 승화시킨다. 이 경우도 매우 드문데, 여기까지 이끌고 온 사실이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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