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96년 발표되었던 <새가 되었네>를 제목을 바꿔 새롭게 펴냈다. 표제작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는 작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첫 소설. 새로운 감각과 리듬감이 살아 넘치는 어법으로 생의 단면을 포착함으로써 단번에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지은이는 차를 타고 가다 다리 난간을 들이받고 추락하는 한 건달의 마지막 순간 4.5초를 슬로비디오를 돌리듯 담아냈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농담, 신화적 어법의 혼재는 소설의 울림을 한껏 다성적으로 만든다.
그 밖에도 여섯편의 소설이 더 실려 있다. '새가 되었네'는 조그만 컴퓨터 부품업체를 운영하던 30대 후반의 한 사내가 부도를 내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 죽음을 준비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잘 갈린 칼처럼 날카롭게 묘사된다. 청소년기 남학생들이 우정의 이름으로 치러내는 성적 자각을 아름답게 그린 '첫사랑'이나 꿩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른 봄'도 흥미롭다.
일종의 성장 소설인 '스승들'은 작가 스스로 자신의 첫 소설이라 밝히는 중편. 이제는 중견 작가가 된 성석제의 '새내기' 시절을 돌이켜보는 푸근한 재미가 있다.
개정판 작가의 말
작가의 말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금과 은의 왈츠
첫사랑
이른 봄
새가 되었네
황금의 나날
스승들
해설- 감각의 갱신, 명사에서 동사로/ 이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