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오른 32세 나이에 무대를 완전히 떠났으며, 결혼도 하지 않고, 50세라는 길지 않은 생을 살았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에 관한 한편의 전기. 여기서 저자는 통상적인 전기물의 관례를 깨뜨린 채 인물의 내면으로 곧장 빠져 들어감으로써 보다 강렬한 진실을 열어보이는,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삐걱거리는 의자, 몸을 흔들며 끙끙대는 신음, 흥얼대는 노래, 다양한 음색, 질주하는 템포, 악보를 무시하는 해석, ... 독특한 개성으로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왔던 글렌 굴드의 무대 경력은 불과 9년에 불과했다. 30세가 되면 연주회를 그만두겠다고 밝힌 바 있었으며, 32세에 이를 실행하였다. 50세에는 녹음을 그만두겠다고 했다가 50세가 되던 다음 다음날 임종했다.
1944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나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1991년까지 프랑스 문화성에서 음악, 무용 부서의 책임자로 일했다. 현재는 작가이자 평론가, 음악이론 전문가, 정신분석학자로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음악과 문학이 융합한 듯한 특유의 아름답고 지적인 글로 페미나 바카레스코 상(1989년,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부터 메디치 상(2003년 에세이 부문, 《죽음을 그리다》)과 앵테랄리에 상(2006년, 《마릴린, 그녀의 마지막 정신상담》)까지 두루 수상하며 프랑스의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응용언어학 과정을 이수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이스마일 카다레와 실비 제르맹의 소설들을 비롯해,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 『흰옷을 입은 여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