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사회학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와는 달리 정작 우리 학자들에 의해 집필된 사회학 입문서가 거의 없다는 현실 속에서 문제의식을 느껴 만들어진 '연구공간 수유+너머' 연구원들의 사회학 입문서.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이른바 '대중지성 프로젝트' 작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더니티(근대성)로 다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지금의 현대사회를 이해하려면 ‘근대’라고 불리는 세계의 특징이 ‘현대’라고 불리는 우리 시대에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 또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쓴이들은 이런 공동의 문제의식 아래에서 합리성,계산가능성,통제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모더니티의 폭력이 이른바 봉건사회를 어떻게 근대사회로 변모시켰는지(제2부), 그리고 근대인의 모습과 습속을 어떻게 뒤바꿔 놓았는지(제3부) 차례대로 살펴본다.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현대사회의 이해를 위한 단순한 입문서는 아니며, 그보다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 그 변화를 위한 초석을 닦기 위한 주춧돌 작업의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초대에 긍정적으로 응해보는 것도 나쁜 선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혹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회 전반에 대해서, 동시에 그것을 보는 다양한 이론적 시야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라면 거대이론을 꿈꾸는 시대착오라도, 포괄적 분석을 위해 치밀함을 잃는 허술함이라도 감히 감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론적으로 고고한 이론가보다는 허술함을 감수하며 대중에게 다가가는 이론가가, 이론이 대중과 결합함으로써 세상을 바꾸게 만들 것이라는 꿈에 훨씬 더 가까우리라는 믿음에서다. - 이진경(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