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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 60여 년 동안 선禪 수행에 몰두하며 오직 수좌로서 살다, 지난해 말 입적한 적명寂明 스님. 생전에 어떤 자리와 권위도 마다한 스님은 언론 인터뷰를 수락한 일이 거의 없었고, 일반 대중을 위한 법석法席에도 잘 앉지 않았다. 남겨 놓은 저서도 없다. 오직 자신의 행行으로서만 보일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스님의 일기와 법문 몇 편이 남아 스님의 치열한 구도 여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스님의 일기 몇 편과 짧은 법문을 묶은 이 책은 스님의 삶과 수행의 뜻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픈 염원이 모여 간행된 적명 스님의 ‘첫 책’이자 ‘유고집’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족도 달 수 없을 만큼 간결한 문장마다 서려 있는 스님의 치열한 삶. 그것은 거울이 되어, 한 개인을 넘어 시대를 이끌며 세상을 비출 것이다.

서문(무비 스님)

1장 청산은 말없이 높고 호수의 물은 홀로 깊네 - 적명 스님 일기

가을 상념 | 부동의 도량 | 진실의 참구 | 고개 돌림이 없게 하소서 | 대력보살 | 일 | 사표 지효 스님 | 실상과 미망 | 이번에 해결하라 | 수행자와 선행 | 방심에 대한 참회 | 수행자와 가난 | 독선 | 한길 | 다짐 | 수행자의 고뇌 | 선물 | 부처의 세계를 여옵소서 | 욕망과 청량 | 입방의 각오 | 장애와 공부 | 도반 | 구속으로부터 구해 놓기를 | 재색의 화 | 안주 | 구도심 | 수행자의 사랑 | 속지 않기 | 현재 하는 공부 | 존재, 변화 | 지리산 | 욕망의 인정 | 쾌락에 대한 사혜 | 정진의 기쁨 | 자기 성찰 | 자신에 대한 이해 | 나의 바람 | 쉰하나 | 용기 | 맹리 | 파도 같은 정진 | 화두, 절망, 화두 | 의정 | 비로굴을 떠나다 | 상과 정 | 앞으로 가라 | 지혜의 검을 갈라 | 육십의 결사 | 간절함의 반성 | 생사고 | 환갑 | 공부 속도 | 공부의 기복 | 의식의 그림책 | 선지식의 공부거리 | 적멸에 안주할 때 | 화두의 단속 | 천 개의 칼, 만 장의 얼음 | 점입정절 | 사제의 죽음 | 실참실오 | 티끌 속에 나를 던지지 말라 | 이미 님을 향해 떠났는데 | 욕망을 경계하라 | 늘 거니는 마당에 풀이 자라지 않아야 하나니 | 화단의 꽃 | 무심의 재를 넘어 | 무상 무념 | 수행의 끝없음이여 | 석양의 나그네

2장 티끌 속에 나를 던지지 말라 - 적명 스님 법문

선정과 지혜의 계발 | 번뇌의 처리 | 수행의 가치 | 발심 | 간절함 | 자기 절제 | 대중과 토굴 | 친소 | 보원행 | 깨달음과 감동 | 나를 위한 중생 구제 | 수행은 기쁨 | 화두 드는 법 | 공부 안될 때가 잘될 때 | 불이 | 중도 | 반야심경

3장 사멸 그 너머에 미소 띤 님 기다리네 - 인터뷰.추모의 글

비로토굴 적명 스님(이윤수) | 적명 스님과의 밤샘 토론(법인 스님)

적명 스님 행장(연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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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2020년 2월 22일자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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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제주에서 태어나다. 세수 81세, 법랍은 60세.
활구참선(活句參禪)에 매진한 반백 년 넘는 세월에 늘 청빈한 모습으로 후학에게 수행자의 본분을 보였다. 불이(不二)에 대한 수행은 만 갈래 청산에 오롯이 배었고, 옷자락을 들춰 펴낸 자비심은 뭇 수행자와 불자들을 고루 안았다. 화두(話頭)의 불꽃이 숯불처럼 뜨거웠던 큰스님의 가슴속엔 그지없이 평온한 반야경(般若經)이 환히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