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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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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아이가 친구들과 놀다가 날이 저무는 것을 보며 마음 아파한다. 잔디밭에 누워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빛도 쬐고, 배나무 밑에서 얼음주스도 마시며 아름다운 낮시간을 보낸 아이는 낮이 끝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왜 낮이 끝나야 하나요?" 아이의 질문은 계속 된다. 낮이 끝나면 해가 어디로 가는지. 바람이 불면 어디로 가는지,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리면 어디로 가는지 등 아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하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이 세상에 완전히 끝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 완전히 끝나는 건 없단다." "다른 곳에서 시작하거나 다른 모습으로 시작한단다." 세상은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것이라고 책은 아이 엄마의 입을 빌어 이야기한다. 아이는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보고 슬퍼하고, 모든 것이 끝나는 거라고 단정하지만 아이 엄마는 그 너머에 있는 것을 믿고 보는 것이다.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선물>로 칼데콧상을 받았던 샬롯 졸로토의 시적인 글과 스테파노 비탈레의 나무 위에 그린 그림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세상과 삶의 줄기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아이와 엄마를 나타내는 둥근 선들과 한 장면안에 두 계절을 넣어놓아 '하나의 것이 결코 끝나는 것이 아님'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그림이 시선을 끈다. 글과 그림 어느 것이 좋냐고 묻는 사람에게는 그저 빙그레 웃을 수 밖에 없다. : 세상에 끝이란 없단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3년 10월 20일자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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