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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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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열두 번째 소설선, 최은미의 <어제는 봄>. 2018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과를 크게 인정받고 있는 작가 최은미가 내놓은 이번 작품은 2018년 6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발표한 것이다.
경기도 경진시 은정동 해릉마을 10단지에 사는 '나' 정수진은 등단작이 곧 마지막 발표작인 등단 10년차 유령 작가이다. 꾸준히 소설을 쓰고는 있지만 소설가로서의 존재 가치를 가족들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나는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10년째 쓰고 있는 장편을 탈고하겠다 마음먹는다. 그리고 그 소설의 취재를 위해 경진서署 이선우 경사를 만나게 된다. 나는 이선우의 도움으로 오래전 양주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 집필에 속도를 낸다. 등단 후부터 계속해서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잃어버려진 내 안의 숨겨져 있는 비밀이 담긴 소설. 어제는 봄 009 ![]()
: 아무것도 알려진 바 없는,
잃어버려진 자의 내면에 관해서 말할 차례 우리는 에우리디케의 입장에서는 이 이야기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영원히 잃어버려야 하는 대상으로서, 그런 한에서 에우리디케는 이중으로 구속되어 있다. 그녀는 한 번 죽었고 오르페우스의 돌아봄을 통해 한 번 더 죽는다. (……) 에우리디케는 최초의 죽음에서도 두 번째 죽음에서도 상실의 대상이 되었다. 아리스타이오스가 그녀를 잃었고 오르페우스가 다시 그녀를 잃었다. 오르페우스에 대해서는, 소중한 대상을 잃어버린 자의 내면에 관해서는 오랫동안 말해왔다. 이제 잃어버려진 자, 상실과 죽음과 망각에 든 자의 내면에 관해서 말할 차 례이다. 아무것도 알려진 바 없는 자, 거듭 망실되어 겨우 ‘돌아봄’이라는 형식 속에서만 간신히 모습을 식별할 수 있는 자에 관해서. 소설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연합뉴스 2019년 4월 1일자 '신간' - 한국일보 2019년 4월 5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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