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소설가 김숨이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당선작 '그 밤의 경숙'은 "긴장감이 넘치면서도 성찰적이고, 수다스러운 것 같으면서 잠언적인가 하면, 사실적인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동시에 실존적인 사유를 불러내는 매력이 있는 소설(소설가 이승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도 함께 수록했다. 김연수의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 백가흠의 '한 박자 쉬고-더 송The Song 2',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 정찬의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조해진의 '홍의 부고', 최진영의 '어디쯤', 편혜영의 '비밀의 호의' 모두 7편이다. 역대 수상작가의 소설로는 윤성희, 전성태, 조경란의 작품을 실었다.
: 김숨은 지금까지 한 번도 멈춤 없이 꾸준하게 자신만의 개성적인 문학세계를 만들어온 작가이다. 그 꾸준함이란 그가 보여준 작품의 양뿐 아니라 질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어쩌면 고독하고 고단했을 그 작업에 현대문학상의 수상소식이 큰 격려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 김숨의 「그 밤의 경숙」은 그의 전작 「간과 쓸개」「옥천 가는 길」에서 보여주었던 성취를 그대로 유지하고 또한 특유의 치열함을 일신하면서 그동안 자주 지적되어 왔던 ‘작위성’의 혐의를 벗어던지고 있는 작품이다. (……) 등단 15년차임을 감안하면 그의 수상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만큼 축하하는 마음도 크다.
: 수상작이 된 「그 밤의 경숙」은 긴장감이 넘치면서도 성찰적이고, 수다스러운 것 같으면서 잠언적인가 하면, 사실적인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동시에 실존적인 사유를 불러내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다양하고 빠른 장면 안에 실존의 고립감과 무기력과 불안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감도 높은 카메라를 장착했다는 느낌이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장편소설 『철』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떠도는 땅』 『듣기 시간』 『제비심장』 『잃어버린 사람』 『오키나와 스파이』 등을 냈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어>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아콰마린》,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사십사四十四》 《같았다》, 짧은 소설 《그리스는 달랐다》 등이 있다.
2006년 단편소설 <팽이>가 《실천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단 한 사람》,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일주일》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신동엽문학상, 한겨레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1994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등이 있다.
김숨 (지은이)의 말
<현대문학상> 수상 소식을 빗속에서 들었습니다. 제 앞에 강처럼 아름답게 휘어진 길이 있었습니다. 빈 택시가 와서 섰고, 저는 택시에 올랐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습니다. <현대문학상>이라…… 처음 소설을 쓸 때 생심은커녕, 멀고 먼 저 세상에나 존재하는 줄 알았던, 저 세상의 특별한 소설가들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줄 알았던 상이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간신히 오른 18시 30분 서울행 고속버스 안에서 “몰라, 몰라, 몰라…….” 혼잣말을 강박적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이상하게 부끄러워 머리까지 발작적으로 내둘렀습니다.
답이 없다는 것은, 답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시간이란 건 어쩌면 감탄이나 한탄, 절규 같은 즉발의 감정으로만 정의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닐까요.
단아하고 기품 높은 상을 수상할 수 있는 영광을 제게 허락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양숙진 주간님께 두 손 모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의 수상이 사랑하는 제 가족과 문우들에게 격려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변변찮은 저를 늘 최고의 소설가로 대우해주고 격려해준 김도언 문우께 수상의 기쁨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소설이란 게 있어서 다행입니다. 진실하게 쓰고, 생각하고, 말하고,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