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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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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등학생들이 가장 읽고 싶어하는 책을 선정하는 '공쿠르 데 리쎄앙 상'을 수상한 샨 사의 소설. 지은이는 중국인인데 작품은 프랑스어로 쓰여진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미묘하고 이색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때는 20세기 초 일본이 대동아전쟁을 치르던 시절, 만주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일본의 군인과 중국인 소녀가 나누는 교감, 혹은 '사랑'이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인 소녀는 봉건제도의 억압에 괴로워하며, 일본인 군인은 전쟁의 폭력성을 차츰 깨달아간다. 가로 열아홉 줄, 세로 열아홉 줄이 교차되며 만들어지는 361개의 점, 그것들이 놓인 정사각형의 반상 위에서 남자와 소녀는 침묵 가운데 서로의 시간을 공유한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지지만, 침략자와 피침략자라는 신분을 지닌 이들의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다. 문체는 간명하면서도 건조하며, 두 주인공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제시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 상처받고 지쳐가는 영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 : 여황 측천무후의 작가 샨샤를 만나다 :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시작된 순간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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