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푸른숲 역사 동화 시리즈 6권. 상단의 딸로 마냥 곱게만 자랐던 홍라가 어머니의 실종으로 상단의 빚을 떠안게 되고, 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역길에 올라 더 많은 이문을 남기려 분투하는 내용을 그린 동화이다. 발해와 일본, 당나라에 이르는 장대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대륙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항해하며 자유롭게 교류했던 발해 상인의 모습을 담았다.
사건은 홍라가 상단을 따라 일본으로 교역을 다녀오던 중 풍랑을 만난 데서 시작한다. 교역품을 실은 배는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어머니는 실종된다. 그 일로 빚더미에 오르자 홍라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머나먼 땅으로 길을 나선다. 열세 살 여자 아이가 능수능란한 상인들 사이에서 장사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우여곡절이 없을 리 없다. 어린 나이로 무모하게 교역을 나선 홍라가 실수도 저지르고 시련도 겪으며 진짜 상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어린 독자들로 하여금 동질감을 느끼며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야기의 중심 줄기가 ‘무역으로 이문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지만, 단순히 돈 버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는 않다. 서로 더 많은 이문을 남기겠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인들 사이에서도 ‘공생의 법칙’이 통용된다는 것을, 장사 또한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님을, 장사치의 발걸음은 세상에도 이문이 되는 걸음이어야 함을 넌지시 일러 준다. 태풍이 지난 뒤 : 홍라와 그 일행들이 길 위에서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또한 매력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당나라, 신라, 일본, 그리고 로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를 넘나들며 장사를 했던 상인들이 함께 서로 공존하며 교역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기운차게 번성했던 발해의 역사를 눈에 선하듯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3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