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준 선물>,
<포플러의 가을>에 이은 유모토 가즈미의 세 번째 성장 소설. 버려진 고양이를 돌보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그려냈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 계속되는 악몽과 갑작스런 몸의 변화가 부담스럽기만 한 도모미. 중학교 입학을 앞둔 그녀에게, 이웃과의 불화로 인한 가족 분열은 또다른 상처가 된다. 도모미가 안팎의 괴로움에 대항하는 방법은 기껏해야 동생과 함께 죽은 고양이를 찾아다니는 일뿐. 하지만 그것이 버려진 고양이를 돌보는 일로 변화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의 애틋함에 눈뜨고 자기 스스로를 긍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담 만들기'로 시작된 이웃과의 불화와 부모님의 갈등, 아버지의 가출을 방관한 채 고장난 물건을 고치는데 열중하는 할아버지, 2차 성징 등, 성장 소설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지만 식상한 느낌은 없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는 법 아닌가.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간결한 문장과 리드미컬한 구성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게 만드는 따뜻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