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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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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 <파친코>는 내국인이면서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처절한 생애를 깊이 있는 필체로 담아낸, 작가 이민진의 혼이 담긴 작품이다.
한국계 1.5세인 미국 작가 이민진이 자이니치, 즉 재일동포의 존재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생이었던 1989년, 일본에서 자이니치들을 만났던 개신교 선교사의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상승 욕구가 강한 재미동포들과 달리 많은 자이니치들이 일본의 사회적, 경제적 사다리 아래쪽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민진은 그때부터 자이니치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본에서 직접 만난 자이니치들의 복잡하고도 광활한 인생에 겸허해진 이민진은 그때까지 써온 원고를 모두 버리고 책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정체성과 인간의 가치에 관한 작가의 치열한 고민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부산 영도의 기형아 훈이, 그의 딸 선자, 선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낳은 아들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에 이르는, 4대에 걸친 핏줄의 역사를 탄생시켰다. 이민진은 그 치열한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고향과 타향, 개인의 정체성이란 과연 무엇인지 질문한다. 부산의 작은 섬, 영도 ‥11
한겨울의 방문자 ‥21 젊은 목사, 이삭 ‥33 운명의 남자 ‥45 몰래한 사랑 ‥57 한수의 고백 ‥75 신이 주신 선물 ‥85 신의 계시 ‥99 우동 두 그릇‥115 속죄와 용서‥131 떠날 채비‥143 재회 그리고 새로운 생활‥153 첫날밤‥167 고난의 길‥179 경희의 꿈‥195 213엔의 빚‥207 엄마가 된 소녀‥219 혹독한 시련 ‥229 김치 아줌마 ‥241 새로운 일자리 ‥257 좋은 소식 ‥269 낯익은 사람 ‥285 12년 만의 재회 ‥301 농장 생활 ‥313 노아의 아버지 ‥333 사랑의 고통 ‥351
: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도박 같은 재일교포의 삶
‘파친코’는 운명을 알 수 없는 도박이라는 점에서 재일교포들의 삶을 상징하는 좋은 은유라고 할 수 있다. 파친코 운영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줄 수는 있으나 야쿠자와의 연관성 때문에 폭력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일교포들은 파친코 사업에 뛰어든다. 편견으로 점철된 타국에서 ‘파친코’는 재일교포들에게 돈과 권력과 신분의 상승을 안겨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파친코》는 단순한 도박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가 얼마나 비극으로 점철되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파친코》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그것은 곧 어려운 시기에 문제가 많은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역사가 우리를 망치고, 정치가들이 나라를 망쳐도 국민들은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파친코》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희망과 극복이다. :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작품이다.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는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한 이민자들이 새로운 세상에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훌륭한 책이다. 《파친코》는 뛰어난 소설가들 가운데서 화려하게 우뚝 선 이민진의 자리를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 놀라운 작품이다. 디킨스와 톨스토이의 손길이 일본에서 살았던 20세기 한국인 가족에 스며들었다. 이민진의 《파친코》는 대부분의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가족과 사랑, 돈이라는 주제를 모두 다루면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한 나라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단단하면서도 고통스럽고 친숙한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이러한 것들을 제시한다. : 현대와 삼성, 김치밖에 모르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특별한 작품은 기쁨과 비통함이 무엇인지 뚜렷이 증명해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고, 더없이 가슴 아픈 인생 여정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완벽하게 풀어낸 잊을 수 없는 이야기에 이상적으로 어울리는 다정함과 지혜를 보여준 이민진에게 찬사를 보낸다. : 이민진의 《파친코》는 훌륭한 작품이자 열정적인 이야기이며 위엄 넘치는 글이다. 또한 극히 읽기 쉬운 뛰어난 작품이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고전적인 작품이며 올해 최고의 책이 될 것으로 믿는다. : 고국과 타국, 개인적 정체성에 관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묻게 하는 놀라운 소설이다.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인생 속에 녹아 있는 개인적인 욕망과 희망, 그리고 불행을 탁월한 수법으로 그려냈다. : 한 가족의 이야기가 전 세계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책이 바로 《파친코》다. 이민진의 소설은 처음부터 시작까지 눈을 뗄 수 없고, 교차하는 문화와 세대를 숨 막힐 정도로 강렬하게 그려냈다. 놀라운 성취와 우아함, 진실이 가득한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8년 3월 23일자 '새로나온 책' - 한겨레 신문 2018년 3월 22일자 '책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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