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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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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최종 후보 세 번째에 드디어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데이먼 갤것의 2021년 부커상 수상작. 아파르트헤이트 폐지를 전후로 한 스와트 가문의 30여 년에 걸친 몰락의 일대기를 마치 포크너와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서술 방식과 영화적 카메라 아이 기법으로 그려낸 문제적 작품이다.
『약속』은 농장주 백인 가족이 몇십 년 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지키지 않은, 그들에겐 사소하지만 받는 사람에겐 소중한 ‘약속’에 관한 이야기다. 암으로 투병 중이던 레이철은 자신을 지성껏 돌봐주는 흑인 하녀 살로메에게 그녀가 사는 허름한 집의 소유권을 주자고 남편(마니)에게 말한다. 하지만 마니는 레이철이 죽자 약속을 모른 척한다. 이 사실을 아는 막내딸 아모르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마니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그건 마니의 사망 이후 농장을 물려받은 오빠도, 언니도 마찬가지다. 가족에 대한 실망에 고향을 떠나 세상을 떠돌던 아모르는 언니의 급작스러운 피살과 오빠의 자살 이후에야 비로소 농장으로 돌아와 그리운 살로메와 마주하게 된다. 엄마 : “새로운 형식의 실험, 독창적이고 유연한 목소리. 읽을 때마다 책이 자라나는 듯했다. 갤것은 세대 갈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충실한 삶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죽음에 이르는지, 또한 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약속’이 어떤 풍부한 비유적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한다.” : “포크너적 활기와 나보코프적 정밀함이 균형을 이루는 이 특이한 서술 방식. 이 소설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세상에 진정한 정의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인가?” : “데이먼 갤것은 젊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들 중에서 쿳시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 “『약속』이 다루는 식민주의, 아파르트헤이트, 인종 문제는 무겁다 못해 우울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이 무겁고 우울하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복잡하지 않은 가벼운 문장, 곳곳에 배치된 유머와 희극적인 요소들이 주제의 무거움을 희석시킨다. 1999년 부커상 수상작인 쿳시의 『추락』 이후로 이보다 더 좋은 소설이 또 있었을까 싶다.” : “눈을 뗄 수 없는 야심찬 소설. 『약속』은 그의 다른 도서들과는 다르다. 이 분명하게 분열된 사회를 묘사하는 것도 더 구체적이고, 늘 남아공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문제였던 땅과 그 땅의 소유, 그 중심에 있는 불의에 접근하는 방식도 더 직접적이다.” : “치유가 필요한 부서진 가족과 곤경에 처한 나라의 타는 듯한 초상화를 공개한다.” : “남아공 가족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는 단연 올해 최고의 책 중 하나다.” : “지난 10년 동안 발표된 소설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이 틀림없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23년 5월 6일자 '책의 향기' - 경향신문 2023년 5월 5일자 '새책' - 서울신문 2023년 5월 12일자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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