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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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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맛없는 것’들에 대한 분투기. 세상에 맛있는 음식을 다룬 책은 많지만 맛없는 음식에 관한 책은 지금까지 없었다. 저명한 발효학자이자 음식 탐험가인 저자는 직접 겪은 맛없는 음식들에 대해 ‘맛없음’이란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과학적, 인문학적으로 분석해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맛없는 음식’에는 대략 3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에 나돌고 있는 음식 가운데는 대충 만든 요리가 많다. 대량으로 싸게 만들기 때문에 맛도 밍밍해서 가축의 사료 같다. 두 번째는 마켓에서 싸게 팔고 있는 뱀장어처럼 페놀(석탄산)이나 장뇌 등과 같은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이다. 성장촉진제나 항생물질을 넣어 속성으로 양식한 것들이다. 이 경우는 음식 재료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그 ‘맛없음’의 정체가 저자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진다. 세 번째는 아무도 먹지 않는 까마귀나 노린재의 유충을 먹어보고 그것이 얼마나 맛없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특이한 정신구조다. 하지만 글 내용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처음부터 ‘맛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먹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맛있을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음식에 관한 한 저자는 절대 편견이 없는 진정한 박애주의자이며, 실수로 맛없는 음식을 주문했을 때도 끝까지 먹어주는 착한 식객이기도 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5년 4월 25일자 '책의 향기/150자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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