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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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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로 읽는 옛사람, 뼈에 새겨진 또다른 한국사. 2023년 9월 17일,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가야 고분군은 고대 가야 문명을 대표하는 7개 고분군으로서, 이 책 『닥터 본즈 우은진의 뼈때리는 한국사』에서는 그중 ‘창녕군 송현동 고분군 15호분’을 첫 장으로 다뤘다.
발굴 당시 중요 유물은 도굴로 사라졌으나, 주피장자의 발치 쪽에서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있는 네 명이 순장된 것으로 밝혀진 고분군이다. 매장된 네 명 중 가장 북벽 쪽에 놓인 ‘순장 소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가 가장 잘 남아 있었던 덕분에 당시 국내에서 시도 가능한 모든 분석이 총망라되어 진행되었고,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장비와 기법이 총동원되었다. 이처럼 이 땅에 살았던 옛사람들이 얼마나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살았는지 사료나 유물로는 알기 어렵지만, 뼈에는 그들의 삶을 유추할 만한 단서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삼국시대 사람들이 충치를 얼마나 앓았는지 문헌으로는 알 수 없으나 치아에는 그 정보가 남아 있다. 또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나 평균 키를 복원할 수 있는 정보도 뼈에는 남아 있다. 뼈를 보면 삶이 보이고 그 삶이 역사가 되는 순간, 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뼈에 기록된 역사는 삶과 죽음의 경험 안에서 축적된 실증의 역사다. 이 안에서 사람의 역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된 파편화된 정보들의 융합을 통해 마침내 더 깊은 역사가 된다. 프롤로그 | 뼛속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 고인의 생물학적 특징, 질병, 사인, 친족관계, 계층을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정보가 고스란히 뼈에 남아 있다. 그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하고 분석, 해석할 수만 있다면, 역사학이나 고고학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은밀한 수준까지 고인의 진솔한 삶을 복원할 수 있다. 이 책은 인골을 이용한 옛사람 연구의 현재 상황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생생히 보여준다.
: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은 그저 이야기다. 그 이야기가 모이면 역사가 된다. 하지만 역사가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의심하고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의심의 근거를 뼈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뼈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뼈 전문가 우은진의 『뼈때리는 한국사』는 사학과 과학을 연결하는 관절과도 같은 책이다. : 건실한 과학적 토대 위에 상상력 한 숟가락, 열정 두 숟가락 그리고 노가다 한 가마니를 더하면, 오래된 뼛조각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역사적 지식을 알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그간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던 연구자료인 옛사람들의 뼈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저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3년 11월 24일자 - 문화일보 2023년 11월 24일자 - 세계일보 2023년 1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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