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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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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가 이철수가 충북 제천에 내려가 농사를 짓고 판화 작업을 한 지도 20년이 넘었다. '인터넷 사랑방' 이철수의 집(www.mokpan.com)을 열어놓고 2002년 10월 15일 첫 엽서를 보내기 시작해 10년이 되었다. 먼 데로 여행을 떠나는 등 특별히 집을 비워야 하는 때를 제하고 거의 엽서를 거른 적이 없기에 그간 보낸 엽서만 해도 3000여 통에 이른다.
<사는 동안 꽃처럼>은 그렇게 보낸 편지를 모아 엮은 일곱 번째 책이다. 이철수는 "따뜻하고 정직하고 서로 위안이 되는 대화가 있는 사랑방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대화보다는 일방적인 고백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엽서를 읽으면 엽서의 발신자보다는 수신자인 나 자신의 마음에 다시금 말을 걸게 되기에 엽서 한 장으로 계속해서 소통이 이어지는 셈이다. 흙을 일구고 논밭에 곡식과 푸성귀를 갈아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자랑하는 엽서가 많다. 너무 어렵거나 관념적이어서 삶에 가져다 쓸 수 없는 이야기, 내 안에 범람하는 욕심을 부추기는 실용적인 지혜, 성공과 행복 쟁취를 권유하는 말은 달콤하지만 우리 삶을 더더욱 메말라가게 한다. 그래서 땀도 있고 마음의 이완도 있는 농사 이야기며 자연 이야기를 엽서에 담은 것이다. 한편, 좋은 이웃과 친구도 중요하지만, 존재의 의미를 일깨우고 외로움과 고립감에서 놓여날 수 있게 하는 내면의 힘, 혼자 설 힘이 중요하기에 농사 이야기 틈틈이 마음 살피기도 이야기했다. 이철수가 보내는 나뭇잎편지에는 몸의 자급자족인 농사, 마음의 자급자족인 마음 살피기가 담겨 있는 것이다. 겨울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2년 1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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