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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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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장편소설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의 소설. 계간 「창작과 비평」에 실렸던 단편소설 '쿨한 여자'를 모태로 하여 탄생한 경장편소설로, 작가는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소설은 주인공인 '나'가 헤어진 여자 친구와 다시 만나는 것부터 시작된다. 회사를 그만 둔 나는 별 일 없이 소설만 쓰고 지내다, TV 화면 한 쪽에 걸린 '남아공 월드컵 D-15일'이란 자막을 보게 된다. 그러다 '헤어지더라도 남아공 월드컵에는 함께 가자'는 약속 때문에 반사적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 역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전화를 받고, 둘은 3년 만에 재회를 한다. 그리고 둘은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오른 부품처럼 예정이나 되었다는 듯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고, '나' 역시 알 수 없는 자기감정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선 시간의 열쇠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둘은 이렇게 다시 각자 삶의 껍질 속에 들어가 버린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그날 밤 일을 글로 쓰지 않고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나는 소설가가 된다. 소설가가 된 나는 작가들과 함께 제주 강정마을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한 시인을 만나게 된다. 술기운에 연인 비슷한 관계가 된 시인과 나는 엉겁결에 나가사키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일이 펼쳐지게 되는데… 1부 : 이야기의 세계사에서 최민석이 가지는 탈은 상당히 흥미롭다. 나는 그의『능력자』를 단숨에 읽어버리고 이 친구의 광대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은 최민석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라는 보험에 가입해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 연애소동에서도 언니들을 상대로 화려한 보험술을 구사한다. 어느 장을 펼쳐도 재즈처럼 끈적하며 시원하게 흘러간다. : 알다시피 소설은 흥겹지 않잖아요. 우울한 발라드랄까요. 징징 짜고, 헤매는 인생에 대해 슬픔만을 노래하는 발라드. 하지만 최민석은 그런 걸 부르지 않아요. 우리도 알고 세상도 아는 그것을 그는 노래해요. 가장 쉬운 가사가 가슴을 저리게 하듯, 우리의 풍경이 씁쓸하게 남는 것. 그의 소설이 바로 그래요.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3년 6월 10일 '출판 잠깐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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