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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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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전 사회과학자 스탠리 밀그램이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다. 이른바 복종 실험으로 알려진 이 실험은 사람들이 어떻게 결과와 상관없이 권위에 복종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은 인간에게 매우 강력하고 지배적인 경향이다. 복종은 본능이다.
인간은 복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그 다음 이러한 잠재력이 사회의 영향을 받아 복종적인 인간을 만들어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복종할 수 있는 능력은 언어 능력과 유사하다. 즉 한 유기체가 언어에 대한 잠재력을 갖기 위해서는 매우 구체적인 정신 구조를 가져야 하지만, 또한 말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 권위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 그는 더 이상 스스로를 개인적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보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바람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본다. 일단 한 개인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면, 그의 행동과 내적 기능에서 극심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를 대리자적 상태(agentic state)라고 한다. 이 용어는 특정인이 스스로를 다른 사람의 소망을 수행하는 대리자로 볼 때 그 사람의 상태를 의미한다. 대리자적 상태는 용어상의 취지 그 이상이며, 이 분석의 핵심이다. 인공두뇌학적 분석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조절적인 존재가 위계적 통제 시스템 안에서 기능하기 위해 내적으로 변화할 때 대리자적 상태가 발생한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사람이 사회적 상황에서 신분상 더 높은 사람의 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정의할 때 그는 대리자적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 놓인 사람은 더 이상 자기 행동에 책임감을 갖지 않으며, 스스로를 다른 사람의 소망을 달성하는 도구로 생각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Books 북Zine 2009년 2월 28일자 '북카페' - 한겨레 신문 2009년 2월 28일 교양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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