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소설가) : 『전국 책방 여행기』는 이어지는 두 질문 속에 놓인다. 왜 하필 서점이어야 했고, 그 서점을 내는 도시가 왜 하필 이곳이어야 했을까. 대답은 하나인데 ‘어떤 사랑’ 탓이다. 이 책엔 서점원들이 내보인 열망의 무늬들이 진솔하게 담겼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꺼내고 무엇을 숨길 것인가. 그들의 세세한 손길을 따라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뒤돌아서서 내뱉는 얕은 한숨이 아리다. 고민은 많지만 여전히 사랑하므로! 서점원은 천직이고 방문객은 진열한 책을 품고 돌아갈 마음으로 출렁였으면 싶다.
김종관 (영화감독) : 책을 읽으며 한 편의 영화를 상상해보았다. 책을 사랑한 만큼 책을 담은 공간에 애정을 품고 멀고도 가까운 여행을 떠나는 이. 서점마다의 각각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서점을 떠나며 책을 한 권 사들고 그 도시를 배회한다.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는 애정을 담아 서점에 대한 기록을 하고 다시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난다. 석류 작가의 여행기에서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드물어지지만, 아직도 어디에선가 무수히 많은 책들이 만들어지고 이미 만들어져 있다. 그 책들이 보물인 사람이 있고, 책과 책을 읽는 사람을 위한 자리가 있고,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또한 여전히 있다. 개성과 사연 넘치는 동네 서점에 애정을 두고 기꺼이 불청객이 되어 사려 깊게 서점의 이야기를 듣는 석류 작가는 외롭게 미식을 즐기는 사람과도 닮았다. 여행기 같기도 하고 산책기 같기도 한 그의 글 속에 담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동안, 난 책들이 놓인 자리를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더미로 쌓인 무수한 책들이 아니라 선택된 책들이 있는 작은 공간들, 그 공간을 만든 사람들의 마음을 떠올렸다. 그리고 책의 진정한 가치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전하는 사람에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