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쓴 동화집이다. 오래 전, 남루하고 부족한 것 천지였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행복’과 ’추억‘을 떠올리며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듯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시골집 뒤란에서의 신바람 나는 놀이, 흔들리는 등잔불 앞에서 듣던 도란도란 엄마의 옛날이야기, 엄마 손에 이끌려 온 서울에서의 새로운 생활, 감옥소 앞에서 맛본 짜릿한 미끄럼 타기의 추억. 가난하고 모든 것이 부족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던 아이의 어린 시절 풍경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은 가족 간의 사랑으로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있었던 ‘그때’의 작은 이야기들을 읽으며 훗날 ‘어린 시절’로 기억될 ‘지금’을 예쁘게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엄마
큰 집 앞의 미끄럼틀
잃어버린 뒤란
할아버지전 상사리
사나운 계집애
문밖에서
시험 준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서울 친척
가정방문
서울 아이
작두춤
뛰어난 이야기꾼
박완서 (지은이)의 말
『나 어릴 적에』는 내 유년기 이야기니까 아마 옛날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때는 세상이 온통 남루하고 부족한 것 천지였지만 나름대로 행복했노라고
으스대고 싶어서 썼습니다. 마치 신나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아이한테 감옥소 앞
홈통에서 미끄럼 타는 게 훨씬 더 재미있다고 말하는 식이니까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의 옛날 그리움이 결핍과 궁상이 아니라 어떡하든지 그걸 덮어 주려는
가족 간의 사랑과 아이들 스스로의 창조적인 상상력이라면 좀 말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 시절이 생각할수록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책머리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