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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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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네이버에 연재되기 시작한 웹툰 하나가 독자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켰다. ‘재미’에 집중한 일상 만화들 사이에서 전문 소재를 다룬 만화가 인기를 얻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그 소재는 쉽게 다가가기 힘든 ‘심리학’. 심리학과 만화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접점을 찾아 그려낸 작품이다.
인적 드문 Bar ‘미러’에 어느 젊은 남녀가 들어온다. 남자는 여자에게 애정을 표시하지만 그 증표인 반지를 받은 여자의 태도는 점점 달라지고, 결국 남자는 바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 그리고 심상찮은 관찰력을 지닌 바텐더는 방금 차인 남자에게 명함 하나를 건넨다. ‘용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직함이 찍힌 명함… 그리고 그 바텐더의 이름은 프로스트였다. 프로스트 교수는 이례적인 속도로 용강대학교 심리학과 정교수 자리까지 올랐지만, 바텐더로서의 이중생활이 결격사유가 되어 교수회의 결과 한직(閑職)인 학내 심리 상담소로 발령받고 거기서 조교로 있던 심리학과 학부생 윤성아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첫 번째 내담자는 프로스트에게 명함을 받은 ‘텅 빈 남자’ 오정혁. 본편 : 이종범 작가님을 만났을 때 가장 서로 공감한 부분은, 심리학이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져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은 단순히 알기 쉽게 얘기한다고 해서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인간 내부에서 어떻게 무의식이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떻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전달하려면 원숙한 스토리로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이 작가님은 대단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만화가 흔하지 않은 환경에서, 스스로 깊은 통찰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문을 구하여(어찌나 질문이 많으신지 T_T) 만들어낸 이 한 권의 책의 의미는 큰 것입니다. 작가님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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