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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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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 <왕인>으로 신화와 역사의 세계에서 종횡무진한 천생 이야기꾼 작가 송은일. 그의 상상력이 이제, 다시 살아난 사람, 환인(還人)의 세계로 향했다. 소설 <천 개의 바람이 되어>의 출발은 바로 '전생에 미처 풀지 못하고 미완으로 끝나버린 운명'에서 시작된다. 전생에 풀지 못했으므로 현생에서는 꼭 풀어야 할 이야기다.
작가 송은일은 소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통해 안타까운 영혼을 불러냈다. 작가가 '환인'으로라도 다시 태어나게 해, 못 다한 꿈을 이루게 해주고 싶었던 사람들은 1896년, 그해 태어난 세 여자, 김명순, 나혜석, 김원주다. 열에 아홉 이상의 여자들이 문맹이던 시절에 그들은 선생 노릇을 하고, 독립운동을 하고, 맹렬히 글 쓰고, 치열하게 그림 그렸다. 그리고 스러졌다. 당시 신여성이라 불린 여자들의 다른 이름은 화냥년이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제도처럼 견고했던 시대, 글은 곧 말이므로 그들의 글쓰기는 제도와 세태와 인습과의 전투였다. 작가 송은일은 세 명의 여성을 '여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불러내 전생에 복잡하게 꼬인 인연과 원한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나가도록 만들었다. 그들이 살아가던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살기 팍팍하고, 어려운 일도 있고, 어마어마하게 끔찍한 일도 있지만, 그래도 이제 그들은 스스로 바람이 되어 비상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0년 10월 8일 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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