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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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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기와 정념의 작가'라는 호칭은 잠시 잊자. 전경린의 새 소설 <황진이>는 절절하고 서러운 정서가 지배하되, 묘사는 오히려 단정하고 간결하다. 또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제도의 굴레 하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작가는 근대 신여성의 시조, 자기 주장과 자유를 추구하는 현대 여성의 모습을 보았다 한다. 그것은 사회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생애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자결권과 자유혼을 지닌 존재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이태준, 최인호, 홍석중 등 이미 많은 작가들이 다룬 소재지만, 현대 여성 작가가 본격적으로 '황진이'란 캐릭터를 소설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적 서술'에 왜곡되지 않은 '여성'으로서의 황진이의 모습이 오롯이 되살아난다. 황진이의 생몰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부친은 제안 황씨의 진사로 알려져 있으나 모친에 대해서는 여염집 맹인이라는 설과 기생이라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전경린은 '진현학금'이라는 신비로운 맹인 기생을 황진이의 모친으로 설정한다. '진'이라는 이름을 통해 황 진사와 기생 진현학금의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의 흔적을 태생적으로 남겨놓음으로써 황진이의 삶에 복선을 심고 있다. : 자신을 버리고 다른 것과 바꾼 여인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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