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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소박한 작은 집이 있다. 아무도 살지 않을 때는 공허하고 적적한 기운이 맴돌지만, 사람들이 머물 때는 작은 집의 안과 밖에 따스한 온기로 가득했다. 작은 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 낮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자동차 정비사의 집일 때도 있었고 모자를 만드는 청년들의 가게일 때도 있었다. 자동차 정비사 아저씨는 작은 집에서 자신이 만든 차를 타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꿈을 꾸었고, 청년들은 언젠가 마을에서 모자 패션쇼를 열고 싶었다. 홀로 지내는 할머니는 사랑하는 가족이 작은 집에 찾아올 날을 기다렸다.

《나의 작은 집》은 김선진 작가의 옛 작업실을 거쳐 갔던 사람들의 꿈과 이야기를 그의 다정한 상상으로 재구성한 그림책이다. 작가는 작은 이층집이 자동차 정비소, 사진관, 가정집, 모자 가게, 찻집으로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집안 물건들과 공간의 모습을 상상하며, 세계 여행과 성대한 마을 축제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의 만남처럼 저마다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이야기한다.

김서정 (아동문학평론가, 번역가, 작가)
: 가로로 긴 데다 위로 넘기게 되어 있는 판형. 형식이 꽤 실험적으로 예사롭지 않아 보이지만, 내용은 예스러울 듯하다. 얌전한 서체의 세로글씨 제목, 포근하고 넉넉한 하얀 여백에 정갈하고 부드러운 단색의 소박한 동네 모습. 딱 세 군데의 옅은 오렌지 색조가 반짝 뜬 눈처럼 표정을 만든다. 이 책은 이렇게, 예스러운 것을 예사롭지 않게, 상큼한 표정과 함께 보여준다.예스러운 것은 <나의 작은 집>이다. 작가가 작업실로 쓰던 집. ‘어느 날 문득’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이 궁금해진 작가는 집의 과거를 더듬는다. 처음에는 카센터. 그 옛 시절의 흔적은 포니나 코로나 같은 자동차 이름뿐 아니라 ‘카- 센타’, ‘빵구’같은 옛날 용어, 옥상을 둘러싼 가시철망 같은 디테일에서 깨알처럼 쏟아진다. 자질구레한 공구들과 자동차 부품, 심지어 벽에 붙은 자동차 광고 포스터들은 또 어떻고! 꼼꼼한 그림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데, 자칫 독자들을 허우적거리게 할 수도 있는 홍수 같은 디테일들이 너무나 정갈하고 담백하게 정돈되어 있는 화면 구성은 더욱 감탄스럽다.마치 조그만 흑백사진들이 조르르 붙어 있는 옛날 사진첩을 보는 듯한 이 책은, 그 사진들에서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이야기도 함께 듣는 것 같다. 카-센타 아저씨의 꿈이, 사진사 아저씨의 예술혼이, 길고양이 할머니의 넉넉한 품이, 모자 가게 청년들의 흥이, 실개천처럼 지절대며 흘러나온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표정이 바뀌는 이 작은 집은, ‘오랫동안 누구의 집도 아니’었을 때에도 할 말이 있는 듯한 얼굴이다. 그 오래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 이렇게 포근한 그림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며 전해준 작가를 만났으니, 집은 분명 행복할 것이다. 집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만큼 우리도 집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새로운 각성을 하나 얻었다.

최근작 :<나의 작은 집>,<버섯 소녀>,<농부 달력> … 총 21종 (모두보기)
SNS ://instagram.com/o_oharu
소개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동안 동수의 심정으로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은 《농부 달력》《나의 작은 집》 등이, 그린 책은 《엄마는 좋다》 《우리 용호동에서 만나》 등이 있습니다. 이 책 《마음은 어디에》 그림으로 “2024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습니다.

길벗어린이   
최근작 :<산타 할아버지 질문 있어요!>,<난독의 계절>,<지금! 바로! 쓸 수 있는 AI의 모든 것>등 총 421종
대표분야 :그림책 1위 (브랜드 지수 281,717점), 환경 이야기 4위 (브랜드 지수 31,288점), 그림책 5위 (브랜드 지수 1,627,403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