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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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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 코맥 매카시가 1973년에 발표한 세번째 장편소설이다. 작가가 본격적으로 문학적 명성을 얻게 된 서부 장르소설로 넘어가기 전 초기작에 해당하는 『신의 아이』는 남부 고딕소설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작품으로, 사회와 사회질서로부터 멀어져 철저히 고립된 채 살아가다 결국 연쇄살인과 시간(屍姦)을 저지르고 비참하게 추락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질서 바깥에서 존재하기 위한 한 인물의 처참한 시도를 그린 이 소설은 서술 방식 또한 전통적인 규범과 스타일에서 벗어나 있다. 애초에 단독 서술자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서, 시점도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일인칭과 삼인칭을 왔다갔다한다. 인물 사이의 대화는 따옴표 없이 쓰였고, 무미건조한 서술이 이어지는가 하면 지극히 시적인 묘사가 불쑥 등장해 작품 전체에 특유의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를 드리운다. ‘신의 아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설은 상징과 암시가 가득해 우화나 신화, 혹은 구약 성경의 에피소드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리고 내용 면에서나 형식 면에서나 기존의 관습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그 자체로 탁월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마흔의 나이에 쓴 세번째 작품에서, 이 시대의 거장 코맥 매카시는 이미 자신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것이다. 1부 007
: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아름답고 정확하여 우리를 놀라움과 폭력의 현시라는 꿈의 세계로 안내한다. : 자신이 존경하는 소설가―멜빌, 도스토옙스키, 포크너―처럼, 코맥 매카시는 어떤 책보다 위대하고 깊은 작품을 완성해냈다. 신과 직접 맞붙어 싸우는 작가다. : 이 작품은 너무나 강렬하고, 너무나 새롭고, 너무나 탁월해서 거의 미적인 범주화가 불가능할 정도다. 진귀하고 함축적이며 정확하면서도 시적인 문장으로 쓰인 걸작. : 매카시는 아슬아슬한 웅변, 복잡한 운율과 놀라운 정확성을 결합해 최고의 남부 스타일을 선보인다. (…) ‘신의 아이’는 결코 헛된 제목이 아니다. 주인공 밸러드는 당신과 나 그리고 작가이며, 우리는 이 책을 잊지 못할 것이다. : 매카시는 종교적 감정을 다루는 소설가이다. 우리 시대의 문학적, 지적 요구에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또 완고하게 거부한다. : 코맥 매카시는 주인공이 얼마나 끔찍한 행동을 하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막강하고 비범한 작가다. : 매카시는 열정과 애정과 유려함, 그리고 미국 남부의 처절하게 비틀린 정서에 완벽히 들어맞는 유머를 담아 주인공 레스터 밸러드의 비참한 추락을 그려낸다. : 매카시는 독보적인 문체의 귀재다. 미국 문학에서 대등한 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국일보 2021년 9월 30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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