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는 2010년에 젊은작가상을 제정하여 등단 십 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시상하고 단행본으로 출간해왔다. 우리 시대의 문학 독자들이 동시대 한국문학의 가장 신선한 성취들과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게 하는 '젊은작가상'의 2016년 제7회 수상자는 김금희, 기준영, 정용준, 장강명, 김솔, 최정화, 오한기이다.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는 십육 년 만에 우연히 만난 남녀를 통해 사라졌다고만 생각했던 순간과 감정들이 실은 "아주 없음"이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가 되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단연 발군", "21세기 '무진기행'"(문학평론가 신수정)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기준영의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는 스물다섯 여대생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 오십대 초반 남자의 심리를 그녀 특유의 세밀하고 미려한 문장으로 그려낸다. 정용준의 '선릉 산책'은 발달장애 청년과 하루 동안 그를 돌보게 된 청년 사이의 간극을 통해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를 집요하게 묻는다.
장강명의 '알바생 자르기'는 알바생의 해고를 둘러싼 인물들 간의 대화를 들려주며 우리의 젊은이들을 그악스럽게 돌변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뼈아프게 드러낸다. 김솔의 '유럽식 독서법'은 벨기에에 불법체류중인 태국인 화자를 내세워 환상과 현실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소설의 경계를 확장시킨다.
최정화의 '인터뷰'는 자신을 인터뷰하던 기자를 폭행했다는 과거를 딛고 재기를 꿈꾸는 주인공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불안이 어떻게 자신을 파멸시키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오한기의 '새해'는 새해를 맞아 떠오른 두 가지 생각에서 출발해 소설쓰기의 지난함과 살아가는 일의 쓸쓸함을 예상치 못한 유머와 풍자로서 드러내는 독특한 작품이다.
: 젊고 가난하고 미숙하고 아름답고 안타까운 이들을, 그 마음을, 그 마음의 십육 년 뒤까지를 이렇게 깊이 어루만지는 사람이 세상에는 있어 소설이라는 것을 쓰고, 이런 소설을 읽으며 나는 감동을, 세상의 많은 멋쟁이들이 비아냥거리는 그 감동이라는 것을 받는다. 김금희의 시대가 올까. 적어도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것은 그의 다음 소설이다. -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
: 김솔에 이르러 드디어 소설에 새겨진 운명적 DNA, 그 국경이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이국의 관념들을 학습하고 그들의 현재와 동시적으로 호흡하는 우리의 ‘독서’가 지니고 있는 편향성은 김솔이 이야기하는 대로 우리의 사유와 상상력마저 무국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 김솔, 「유럽식 독서법」
: 삼 년 전 인터뷰 사건을 호프집에서 다른 방식으로 변주하는, 치밀하게 계산된 연극 같은 장면들은 “아니, 남자였습니다”라는 그의 거짓말로 툭 끝난다. 곧 시작될 어떤 사건에 대한 불길한 예감에 이가 저절로 악물린다. 등단작부터 나를 사로잡아버린 불안의 연금술사, 최정화답다. - 최정화, 「인터뷰」
: 납치라는 싱거운 모티프가 소설 속에서 반복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심심하고 권태롭기 때문이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 경제 불황의 시대에 핵심적인 정서는 피로와 불안이다. 권태는 그런 정서의 반대 극단에 있다. 이렇게 보면, 「새해」의 작가 오한기는 비-지구인임에 틀림없다. - 오한기, 「새해」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식물적 낙관』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김승옥문학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중편소설 『유령』 『세계의 호수』,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산문집 『소설 만세』, 동화 『아빠 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등을 냈다.
1973년 광주에서 태어나 2012년 『한국일보』로 등단했다.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 『망상,어語』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 『유럽식 독서법』 『당장 사랑을 멈춰주세요, 제발』 『말하지 않는 책』, 장편소설 『너도밤나무 바이러스』 『보편적 정신』 『마카로니 프로젝트 』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 『부다페스트 이야기』 『사랑의 위대한 승리일 뿐』 등이 있으며, 〈문지문학상〉 〈김준성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의인법》 《바게트 소년병》, 장편소설 《홍학이 된 사나이》 《나는 자급자족한다》 《가정법》, 중편소설 《인간만세》 《산책하기 좋은 날》 등을 썼다.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2012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 『모든 것을 제자리에』 『날씨 통제사』, 중편소설 『메모리 익스체인지』, 장편소설 『없는 사람』 『흰 도시 이야기』, 산문집 『책상 생활자의 요가』 『나는 트렁크 팬티를 입는다』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 등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