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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1)

'여백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있다. 아주 작고 앙증맞은 고양이다. SNS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여백이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며 제 삶을 온전히 예술에 맡기고 살아가는 '봉현'이라는 한 젊은 예술가의 반려 동물이다. 여백이는 심방중격 결손증과 삼천판 역류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희귀한 질병이다. 작은 고양이가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어떤 동물도 영원한 미래를 보장받고 살아가는 건 아니지만 언제든 쉽게든 떠날 수 있는 생이라는 것을 병원에서 언도받았을 때, 그런 고양이를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심정은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여백이 덕분에 한 예술가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더불어 삶에 있어 배려라는 것을 온전히 배웠다. 여백이는 결코 작은 힘의 소유자가 아니다. 그 자체로 예술 덩어리이다.

프롤로그 6
에필로그_212
발문_방금 나는 또 한번 웃었다 유희경(시인) _ 215

유희경 (시인,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대표)
: 코를 훌쩍이는 그녀에게 무심히, 감기냐고 물었다. 그제야 그녀는 고양이 여백이 얘기를 꺼냈던 것 같다. 털 알레르기라고, 비염이 있는데, 여백이랑 사니까 좀 심해졌다고 그래서 약까지 먹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그녀가 얼마 전부터 아기 고양이와 동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그게 그녀에게 어떤 영향이 될 거라는 생각까지는 미처 하지 못했었다. 헤어지고 나서, 그녀의 SNS에 올라와 있는 여백의 사진을 꼼꼼히 보기 시작했다. 그제야 그 사진들에서, 봉현이, 그녀의 방 구석구석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백이가 오기 전까지 딱딱한, 고체 형태의 쓸쓸함으로 굳어 있었을 빈자리. 그녀는 거기서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혼자이고, 혼자여서 어디론가 떠났을 것이다. 돌아와서는 다시, 떠날 준비를 하며 보냈을 것이다. 그러자 사진 속 그 작고 귀엽던 여백이가 온기를 가진 존재로, 의미로 와 닿기 시작했다. 그 작은 생명체를 찍는 봉현의 마음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녀는 알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혼자라는 것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곁을 나누어주기 위한 준비 단계라는 것을. 봄날의 택시 안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좀 웃었던 것 같다. 보기 좋아서. 적당히 시샘이 나서. 그 웃음은 여백이 이야기를 하며 봉현이 흘렸던 웃음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 봉현 작가와 여백이는 지금 함께이다. 그것도 아주 좋은 친구 사이로. 봉현 작가는 여백이의 눈빛, 움직임, 숨소리 표현하는 그 무엇 하나라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싶은데 정말 그렇게 좋아한다. 이렇듯 서로가 서로를 쳐다볼 수 있는 힘이 아마 사랑 아닐까. 비록 여백이는 이 책을 읽을 수 없겠지만 봉현 작가의 모자 속에 뛰어든 그 순간부터 이미 사랑이었을 것이다. 부서질 것 같은 작은 털 뭉치에서 이만큼 자라기까지 여백이랑 봉현 작가, 수고 많았어요. 읽게 해줘서 고맙고, 보게 해줘서 고맙고,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최근작 :<[큰글자도서] 여행의 장면>,<여행의 장면>,<[큰글자도서]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 총 23종 (모두보기)
SNS :https://www.instagram.com/bonghyun_know/
소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10년차 프리랜서. 매년 100일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격주로 뉴스레터 「봉현읽기」를 발행한다. 자유와 속박, 일과 휴식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프리랜서의 삶을 사랑한다. 에세이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 등을 썼다.
여행을 할 때, 배낭을 메고 떠나는 걸 가장 좋아한다.

난다   
최근작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왜 글은 쓴다고 해가지고>,<K를 팝니다>등 총 161종
대표분야 :에세이 13위 (브랜드 지수 487,908점), 한국시 20위 (브랜드 지수 43,248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24위 (브랜드 지수 108,69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