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독자가 손꼽아 기다려온 무라카미 하루키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압도적인 이야기의 강렬함, 읽기를 멈출 수 없는 놀라운 흡인력, 이전 작품을 모두 끌어안으면서도 확연한 한 획을 긋는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결정판.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되며,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는 일본에서 출간되기 전 예약 판매 첫 날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출간 당일인 5월 29일 하루에만 68만 부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발매 10일 만에 100만부, 발매 두 달이 채 안 된 7월 말까지 모두 223만 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과연 진정한 나일까?" 꽉 막힌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오면서 다른 세계로 접어든 여자 아오마메. 천부적인 문학성을 지닌 열일곱 소녀를 만나며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작가 지망생 덴고. 그들 앞에 펼쳐지는 1Q84의 세계.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두 남녀는 몇 개의 달이 떠 있는 하늘 아래에서 만나게 될까?
덴고와 아오마메의 장이 교차되었던 1,2권과는 달리, 3권에서는 덴고와 아오마메, 그리고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제3의 인물이 매 장을 번갈아 진행하게 된다. 세 인물의 목소리가 교차하면서, 시간성과 플롯이 더욱 풍부해졌다. 과연 덴고와 아오마메는 서로 만나게 될 것인가? 그리고 두 사람은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Q84의 세계를 떠나고자 하는 아오마메, 아오마메를 뒤쫓는 '선구', 아오마메를 지키는 다마루와 노부인,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는 덴고, 그런 덴고를 수호하는 후카에리, 그리고 덴고와 아오마메를 동시에 추적하는 제3의 인물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1장 아오마메거긴 세상에서 가장 따분한 동네였어 _007 제2장 덴고영혼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_037 제3장 아오마메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_068 제4장 덴고그런 건 바라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_098 제5장 아오마메생쥐가 채식주의자 고양이를 만나다 _116 제6장 덴고우리는 대단히 긴 팔을 갖고 있습니다 _137 제7장 아오마메당신이 이제부터 발을 들이려 하는 곳은 _169 제8장 덴고슬슬 고양이들이 올 시각이다 _185 제9장 아오마메은총의 대가로 주어지는 것 _218 제10장 덴고제안은 거절당했다 _239 제11장 아오마메균형 그 자체가 선이다 _266 제12장 덴고손가락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 _296 제13장 아오마메만일 너의 사랑이 없다면 _320 제14장 덴고건네받은 패키지 _347 제15장 아오마메드디어 요괴의 시간이 시작된다 _369 제16장 덴고마치 유령선처럼 _401 제17장 아오마메쥐를 끄집어내다 _424 제18장 덴고과묵한 외톨이 위성 _449 제19장 아오마메도터가 깨어날 때는 _469 제20장 덴고바다코끼리와 미치광이 모자 장수 _503 제21장 아오마메어떡하지? _512 제22장 덴고두 개의 달이 하늘에 떠 있는 한 _530 제23장 아오마메타이거를 당신 차에 _546 제24장 덴고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동안에 _565
첫문장
택시 라디오에서는 FM방송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곡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 2009년이 되어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먼저 내게. 그 다음으로는 무라카미 본인에게. 나는 1991년에 그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첫 소설은 그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다. 흥미로운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한 권 더 읽었다. 예의 그 <노르웨이의 숲>이었다. 그 소설에 그만 푹 빠져버렸다. 소설 읽는 재미에 막 빠져드는 20대 초반 학생이라면 이런 일은 한 달에 한 번씩 일어난다. 그러니까 왜 이런 작가를 몰랐는가 하는 탄식과 함께 이전에 나온 그의 소설을 찾기 위해서 도서관으로 달려가는 일. 도서관은 넓고, 내가 읽지 못한 좋은 작가는 수없이 많은 법이니까.
하지만 이제 무라카미는 예외로, 그중에서도 아주 특수한 예외로 꼽아야만 할 것 같다. 일단 내게는. 20년 전에 나는 당연하게도 많은 소설가의 작품을 읽었다. 그때 이미 죽은 작가도 있었고, 지금은 고인이 된 작가도 있으며, 아직까지 살아서 글을 쓰는 작가도, 또 그다지 글을 많이 쓰지 않는 작가도 있다. 아무튼 그때나 지금이나 작가는 있다. 하지만 그때 내가 읽었던 작가 중에서 지금도 열렬하게 그의 신작을 기다릴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다. 열 손가락을 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작가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으리라.
나한테 무라카미 같은 작가가 있어서 좋다. 하지만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은 무라카미 본인일 것이다. 20년 전에 비하면 그는 작가로서 엄청나게 성장했다. 거의 90%에 가까운 작가들의 대표작이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무라카미는 2000년대 들어 늘 지금 쓰고 있는 게 대표작이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태엽 감는 새>도 대단했지만 <해변의 카프카>도 엄청났다. 그리고 올해 <1Q84> 1·2권이 나왔다. 내년에 3권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1Q84>를 보노라면 그가 대작 강박증에 사로잡힌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도 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무라카미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속으로 응원까지 한다. 지금 시대에 이렇게 두꺼운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를 지지한다. 게다가 그는 30년 가까이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을 쓰는 중이다. ‘~중이다’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는다. 그간 그의 적들은 무라카미 같은 사람이 쓰는 소설이 소설의 죽음을 앞당길 것이라고 비판했는데, 그는 죽은 건 ‘어떤 소설들’이라는 걸 올해에도 증명했다. 이로써 그의 소설은 문학 내부에서도 문제적인 작품이 되었다. (자료협조:시사IN)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가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 『한 남자』, 『본심』,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빙평선』,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라플라스의 마녀』, 『붉은 손가락』, 『유성의 인연』, 『매스커레이드 게임』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