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삼십대 중반 젊은 소설가가 남긴 생의 마지막 기록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단편적인 사색을 기록한 일기 형식의 에세이. 그는 뇌종양 진단 이후 죽음이 항상 곁에 있다는 인식을 바탕에 두고, 살면서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다양한 이야기를 자기 안에서 하나씩 꺼내놓는다. 그리고 폭넓은 철학적 인식과 수많은 질문을 통해 인간의 의미, 연대, 자연, 혼돈과 현실의 갈등이라는 삶의 실제적인 주제들을 탐구한다. 궁극적으로, 죽음에 다가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생의 감각을 통해 인생의 진리와 경이로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평소엔 절대 마주칠 일이 없던 나의 죽음은 이 책처럼 죽음의 실재를 다루는 이야기를 통해 불현듯 나타난다. 자기 자신과 이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던져지는 질문들을 통해 우리는 애써서 피해왔던 그 질문, 죽음을 마주하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죽음은 필연적으로 나의 이야기가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작가는 죽음과 동행하며 자기 내면의 지도를 따라 스스로 문답한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낸다. 내게 남은 모든 순간에 죽음이 함께한다는 뼈아픈 인식 아래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다양한 철학적 주제는 그 자신뿐 아니라 그의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1장 죽음 앞에선 모두 철학자가 된다 • 나의 죽음을 알게 된 날
: 죽음이 문을 두드린다는 소식을 갑작스레 접하게 되었다면 당신은 삶을 어떻게 대하게 될까.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사고실험에 나선다. 당신은 절망과 슬픔을 피하기 위해 삶을 피하고 있지는 않는가. 인생과 자아에서 도망칠 수 없는 순간이 왔을 때 우리의 마음은 무엇으로 가득 차게 될까. 영화 〈마션〉이 화성에 홀로 남은 한 인간의 생존기를 일기 형식으로 그렸다면,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는 지구에서의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스스로에게 충실했던 한 인간의 삶을 여기 펼쳐 보인다. : 서른다섯에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 작가가 있다.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는, 죽음이야말로 세상의 많은 일 중에 유일하게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일임을 깨닫는다.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 안으로 침잠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일기. 죽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금 살아 있는 나 자신뿐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 또한 죽음을 앞둔 존재이기에 마지막까지 분투하는 그의 철학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