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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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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문고 시리즈 3단계 78권. 고단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열세 살 지우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이다. 집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나아지리라 기대했던 지우의 상처에는 오늘 우리 아이들 모두가 처한 현실의 무게가 그대로 담겨 있다. 지우가 상처를 극복해 내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전한다.
작가는 ‘조기 유학’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함께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우가 겪는 아픔을 아주 생생하고 섬세하게 다룬다. 또한 지우의 아픔만이 아니라 지우에게 서먹하게 대하는 친구들의 마음, 지우를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부모님, 지켜보는 선생님의 입장까지 객관적으로 그렸다. 4학년 때 엄마와 함께 유학을 떠났던 지우는 2년 만에 돌아온 한국이 낯설기만 하다. 교과 과정부터 시험 보는 방법까지 모든 것이 바뀐 학교에서 친구들은 자기 성적을 챙기느라 바쁘다. 엄마는 지우가 다른 아이들에게 뒤떨어질까 봐 지우를 다그친다. 아무도 지우가 적응하기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캐나다에서도 지우는 늘 외로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우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낯선 나라에서처럼 한국에서도 똑같이 외롭고 힘들다는 것인데…. : “선생님, 제가 나중에 부모가 되면 제 자식은 절대 어학연수 안 보낼 거예요.” 몇 년 전 가르쳤던 한 학생이 내게 했던 말이,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가슴을 때린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과 학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요즘 외국으로 영어를 배우러 나가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들은 그로 인한 학습 결손이나 갑작스레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마음의 상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입시와 공부에 휘둘리고 있다. 주변의 친구들과 선생님, 가까운 부모조차 아이들의 마음결을 헤아리기에는 저마다 너무나 바쁘다.
저자는 외국에 나갔다가 2년 만에 돌아온 6학년 소녀 지우를 통해 그런 어려움에 부딪친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자꾸만 움츠러들었던 지우는 자신에게서 마음을 돌렸던 친구의 마음, 담임선생님의 배려, 사실은 지우 못지않게 힘들었던 부모의 심정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속에서 꽃을 피워낸다. 이 책을 통해 내 아이가 남보다 앞서기만을 혹은 남보다 뒤처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불안감은 잠시 내려놓고, 이 따뜻한 봄날에 꽃길을 걸으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꽃으로 피어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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