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병으로 열두 살에 생을 마감한 이탈리아의 어린이 알리체 스투리알레가 쓴 글 모음집. 알리체가 쓴 일기와 시, 감상문 등 여러가지 글들을 함께 묶었다. 밝고 자신만만하며 명랑한 알리체의 생각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글들이다. 아주 가끔씩 자신이 가진 장애로 인해 슬퍼하기도 하지만, 그 감정들을 마무리하는 마음 씀씀이까지도 무척이나 대견스럽다.
항상 휠체어와 허리를 고정하는 교정기를 착용해야했던 알리체였지만, 이 책이 그런 병마와 싸우는 알리체의 심정을 고백하는 글은 아니다. 그보다는 또래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느끼는 일상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부모님이나 가족들에 대한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이성에 대한 호기심, 자신에 대한 반성과 희망 등을 솔직하게, 그러나 가지런히 정리된 문체로 이야기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배려나 관심이 부족함을 탓하기도 하고 고민하는 글들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금새 알리체의 명랑함과 다정함에 전염되어 버린다. 그야말로 '행복을 전염시키는 아이'답게 자신의 글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활기와 생명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알리체의 시들을 다시 읽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요청에서 시작된 이 책은 이탈리아의 라파엘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나오자마자 수십만 권이 팔려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올랐다고 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이탈리아어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해요. 이탈리아 대사관이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가 수여하는 국가번역상을 받았어요. 『내가 정말 그렇게 이상한가요?』 『왜 우리 엄마는 매일 출근할까요?』 『그림자의 섬』 『천천히 해, 미켈레』 『우주로 간 최초의 고양이 펠리세트』 『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표』 등 많은 책을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