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에 등장한 셜리의 두 번째 이야기. 목욕을 하면서 상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셜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셜리의 즐거운 상상의 세계와 엄마의 잔소리가 들려오는 현실을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배치해, 극적 효과를 끌어 올린다.
셜리가 목욕을 하는 동안 엄마는 끝없이 잔소리를 한다. 욕조에 비누를 넣지 마라, 목욕을 자주해라, 옷을 깨끗이 입어라, 벗은 옷은 잘 정리해 두어라, 네 옷은 네가 개라, 어지르지 마라, 욕탕을 물투성이로 만들지마라... 하지만 셜리의 귀에는 그런 잔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셜리는 이미 그곳에 있지 않는 것.
셜리는 작은 플라스틱 오리를 타고 배수구를 거쳐 이상한 나라로 떠난다. 멋진 기사와 함께 어두운 숲에서 요술사와 난쟁이를 만나고, 넓은 들판을 왕과 왕비와 함께 말을 타고 달려 본다. 그리고, 공기를 불어넣은 오리 모양의 튜브를 타고 신나는 게임을 하기도 한다.
아이의 상상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모습이 왠지 서글프게 느껴지는 그림책. 셜리는 그림책 내내 엄마에게 단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는다.
<지각대장 존>의 존 버닝햄다운 우울함과 기발함, 그리고 유쾌함이 공존하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