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항에 가는 법. 안개가 짙게 낀 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올라간다. 아참, 꼭 예쁜 빨간색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껴야 한다. 그리고 안개 속을 어슬렁거리다가 차갑고 눅눅한 것이 모자와 목도리를 벗겨 간다면 그걸로 1단계가 끝난다.
그 구름이 만약 모자와 목도리 뿐이 아니라 주인까지 맘에 든다면 그 구름은 당신을 구름 공항에 데려다 줄 것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구름 공장에서는 시간표에 따라 솜털구름, 높센구름, 뭉게구름이 터널을 지나 자신이 담당한 구역으로 떠난다. 대합실은 구름으로 혼잡하기 그지없다.
자, 구름공항에 도착했으니 무엇을 할까? 구름 설계도를 그려, 친구 구름들을 멋진 모습으로 변신시켜 보자. 구름 공항 직원들은 패션 감각이 너무 구시대적이다. 왜 구름은 동글동글 뭉글뭉글해야할까? 별 모양, 물고기 모양, 빌딩 모양, 자동차 모양... 맘에 드는 구름 설계도를 그려 구름 친구들에게 선물하자.
자, 이제 집에 올 시간. 어쩌면 당신이 마음에 든 구름은 집까지 따라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날 밤 하늘엔 당신이 그렸던 이상한 모양의 구름이 떠다닐 것이다.
글이라곤 간판 글씨 밖에 없는 그림책. 카메라 기법과 면분할 기법을 적절히 사용한 투명한 일러스트는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하늘에 구름 공장이 있고, 구름들이 설계도를 보면서 모양을 바꾸는 상상력이 재미있다. 2000년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 번역가이다. 그림책 일상예술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패랭이꽃그림책버스와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에서 일한다. 현재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 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샘 어셔의 그림책 《FOUND 바닷가에 간 날의 기적》, 《WILD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 《RAIN 비 내리는 날의 기적》 등을 비롯해 《씨앗은 어디로 갔을까?》, 《비밀 파티》, 《마법 침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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