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동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 2011년 12월 26일 공지영 작가가 수도원을 찾아왔습니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 때 만사천 명의 피난민을 구조한 마리너스 수사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소설로 구상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 후 근 이 년 동안 꾸준히 수도원을 방문하며 많은 취재를 하였고 마침내 수도원을 소재로 한 『높고 푸른 사다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는 그 어려운 작업의 과정 중에 이미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2001년 사제 서품을 앞둔 시기에 수도원 식당의 읽을거리로 선정된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한동안 침묵 중에 식사를 하며 들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13년의 부침을 겪은 후에 더 깊어진 작가의 신앙 체험과 여러 사건을 통해 더 명료해진 ‘하느님 공부’가 진솔한 신앙의 언어로 이 가을에 저에게 또다시 전해졌습니다.
현실의 어려움과 신앙의 막막함에 힘들어하는 분들, 무의미와 싸우며 참된 하느님의 모습을 찾고 있는 많은 분들이 새로운 희망의 끈을, 더 높은 곳으로 연결된 의미의 사다리를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