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보자르(Beaux-Arts) 미술 공모전 회화 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5년 스페인 로하 갤러리(Galeria Roja) 초청 작가 선정, 역대 최연소 작가로 19대 국회 의장, 5대 헌법재판소장의 공식 초상화 제작을 의뢰받았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매스컴 및 일본, 말레이시아 등 세계 유수 매체에 출연한 바 있는,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가 정중원의 에세이.
처음에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던 저자는 영화, 영상, 조명, 연출 등 ‘사실적’인 영역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2011년 무렵, 어느 ‘리얼리즘 회화전’에서 주태석 작가의 한 작품을 만나고 “나도 저렇게 해낼 수 있을까?”하는 자문과 함께, ‘사실’로 “갈 데까지 가 보자!”라고 결심하게 된다.
결국 대학원에서 회화를 선택한 그는 본격적으로 ‘하이퍼리얼리즘’을 탐구하며, 다른 많은 주제 중에서도 우리 ‘얼굴’을 선택하여 초상 영역에 다가선다. 저자는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등 동시대 인물은 물론,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 이육사, 이상 등 역사적 인물, 심지어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 속 아담과 신, 그리스 신화의 비너스까지 마치 살아 숨 쉬는 존재처럼 생생히 되살려 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경우에는, 자신의 하이퍼리얼리즘 초상을 직접 공유해 가며 저자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놀라울 정도로 실제와 똑같은 그림’이라는 경이로움 이면에는, 늘 몇 가지 질문이 따라붙는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이 시대에, 도대체 왜 하이퍼리얼리즘 회화를 그리는가?” 또 “왜 하필 초상화인가?” 하는 문제다.
: 언젠가 정중원 작가와 인물 초상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림에서는 누군가의 여드름, 모공, 피지 등 타인에게 감추고 싶어 하는 특징들이 그 인물을 이해하는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하던 그의 이야기가 기억난다. 얼굴에 존재하는 수많은 요소 하나하나를 작품으로 바라보는 그만의 세계관이 이 책에서 펼쳐지며, ‘초상’이라는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선사한다.
: 저자가 오래도록 생각해 온 ‘초상’의 깊이가 놀라웠다. “우리는 평생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다.”에서 발원한 이야기는 얼굴을 그리는 행위가 내포했던 역사를 타고 흘러 실재와 허구의 세상까지 도달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혹여나 우리 얼굴 뒤에 숨겨 놓은 무엇인가를 훔쳐보지 않을까 두려워진다.
: 정중원의 머릿속은 셰익스피어의 고전부터 고대 그리스 신화, 처칠의 유명한 초상 사진 이야기까지, 인간이라는 복합체를 그림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인간 본성이 드러나는, 때론 비극적이고, 때론 냉소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초상화에 얽힌 일화를 재치 있게 들려줄 뿐 아니라, ‘얼굴’에 집착하는 우리 마음속을 적나라하게 비추고 풍자한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대로, 눈앞에 거울을 들이대고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 우리는 단 한 번도 자기 얼굴을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들의 일화가 새삼 흥미롭고, 초상화의 의미와 미술사적 전개도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작가 스스로가 초상화를 그리며 느끼고 경험해 본 바를 담담하게 표현한, ‘얼굴 그리는 화가’의 진솔한 ‘작가 노트’에 큰 공감을 하며 박수를 보낸다.
: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로 세계를 놀라게 한 정중원 작가가 이번에는 붓이 아닌 글로 멋진 작품을 그려 냈다. 칼 세이건부터 그리스 신화 속 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과 화가, 초상화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와 철학, 세계관이 방대한 스케일로 리얼하게 해석되어 담겨 있다. 『얼굴을 그리다』는 그림으로만 만나던 저자의 부드럽고 세밀한 지식과 감수성을 글로 교감할 수 있는 신비한 체험에 빠져들게 한다. 장차 미술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 여러분은 물론,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