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근대 문학의 기초를 마련한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대위의 딸』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19세기 초 러시아 문학을 태동시켜 독자적인 길을 걷게 한 푸시킨은 서정시, 서사시, 소설, 산문,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출한 작품을 완성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서사시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문학의 단순한 모방에서 벗어나 러시아의 현실과 러시아인의 내면세계를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푸시킨의 시는 지금까지도 러시아 국민이 어릴 적부터 즐겨 외우며 사랑받고 있고, 2008년 러시아 국영방송이 여론조사로 선정한 ‘가장 위대한 러시아인’에는 예술가 중 최고 순위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문학은 물론 문화 전반에 걸친 시대를 뛰어넘은 영향력을 인정받아 푸시킨의 탄생일인 6월 6일이 ‘유엔 러시아어의 날’로 제정되기도 했다. 『예브게니 오네긴』(1833)과 『대위의 딸』(1836)은 당대 러시아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실제 역사를 풀어내 고골,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체호프로 이어지는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소설의 전통을 연 작품들로 명실공히 푸시킨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최근작 :<매일, 시 한 잔> ,<예브게니 오네긴·대위의 딸> ,<노벨라33 세트 - 전33권 (활판인쇄 양장 1천 세트 한정판)> … 총 158종 (모두보기) 소개 :알렉산드르 푸시킨(Александр С. Пушкин, 1799∼1837)푸시킨(1799∼1837)은 모스크바 귀족 가문에서 출생했다. 그의 어머니는 18세기 표트르 대제의 총애를 받은 한니발 장군의 손녀였다. 곱슬머리와 검은 피부를 가진 푸시킨은 자신의 몸속에 에티오피아 흑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그는 프랑스인 가정교사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유모 아리나 로지오노브나로부터 러시아어 읽기와 쓰기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민담과 민요를 들었다. 또한 그는 유모를 통해서 러시아 민중의 삶에 대해 깊이 동정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열두 살 때인 1811년 6년제 귀족학교 리체이에 입학했다. 그는 리체이 재학 중 120여 편의 시를 썼다. 리체이를 졸업한 후 외무성 관리로서 잠시 근무하던 중 진보적 문학 서클인 ‘녹색 램프(질료나야 람파)’에 가입해 미래의 데카브리스트들과 교류했다. 그는 이 무렵 진보적인 시 <자유>, <차다예프에게>, <마을>을 발표해 러시아 남부로 유형을 가게 되었다.그는 남러시아의 캅카스에서 바이런의 작품을 읽고, 그 영향을 받아 바이런풍의 낭만적인 시를 쓰기도 했다. 그리고 키시뇨프에서는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냄새를 풍기는 작품들인 ≪캅카스의 포로≫, ≪바흐치사라이의 분수 ≫, ≪도둑 형제≫ 등을 발표했고,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의 영지인 미하일롭스코예 마을(이 마을에 푸시킨의 집이 있고, 이 마을의 어귀의 스뱌트이 언덕 수도원에 그의 무덤이 있음)에서 ≪예브게니 오네긴≫과 ≪집시들≫을 집필하느라 1825년에 발생한 데카브리스트 난에 참여하지 못한다. 여기서 그는 비극 <보리스 고두노프>를 완성했다. 니콜라이 1세는 데카브리스트 난을 평정한 후 푸시킨을 모스크바로 소환해 그의 작품을 직접 검열하고 감독한다. 그는 1830년 가을 볼지노 영지에서 ≪예브게니 오네긴≫, ≪벨킨 이야기≫, 4편의 작은 비극, 즉 <인색한 기사>,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돌의 손님>, <질병 때의 주연> 등 많은 작품을 쓴다. 1828년 겨울 새해 무렵에 모스크바의 무도회에서 만난 16세의 나탈리야 곤차로바의 미모에 반한 푸시킨은 이듬해 봄에 그녀에게 청혼한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에게 거절당하지만, 다시 청혼해서 결국 1831년 2월 모스크바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해 가을, 푸시킨은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살던 중 1833년에 ≪예브게니 오네긴≫을 발표하고, 그해 여름에 볼지노 마을(아버지가 80채의 농가, 246명의 남자 농노, 237명의 여자 농노가 사는 이 마을을 물려주어 푸시킨이 젊은 지주가 됨)을 방문해 그곳에서 ≪스페이드의 여왕≫, ≪대위의 딸≫, ≪청동 기사≫ 등을 집필했다. 페테르부르크의 사교계에서 상당한 인기를 끈 그의 아내는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생활만을 좋아할 뿐, 남편의 문학적 재능이나 지적 활동에는 무관심했다. 니콜라이 1세와 자신의 아내와의 염문이 떠도는 중 그는 황제 시종관으로 임명되어 근무하게 되는 굴욕을 겪는다. 그는 1836년 고골의 도움을 받아 문학잡지 <동시대인>을 발행하고, 이 잡지에 ≪대위의 딸≫을 연재한다. 푸시킨은 자신의 아내와 황제의 염문에 이어 네덜란드 대사의 양자인 프랑스 청년 장교 단테스와의 염문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결국, 단테스와의 결투에서 치명상을 입고, 1837년 1월 7일 사망한다. 황제 정부는 국민들의 조문 시위를 두려워한 나머지 한밤중에 그의 관을 미하일롭스코예 부근의 스뱌토고르스키 수도원으로 옮겨 비밀리에 장례식을 치르도록 한다.푸시킨은 ‘러시아 문화의 등불’, ‘러시아 국민 문학의 아버지’, ‘위대한 국민 시인’ 등으로 불린다. 그는 1812년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로 고무된 러시아 국민(민중)의 애국주의 사상, 민족적 자각과 민족적 기운이 고조되는 역사적 시기에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의 사상과 감정을 훌륭히 표현한 러시아 국민 문학의 창시자이자 러시아 문학어의 창시자다. 러시아 국민 생활과의 밀접한 유대, 시대의 선구적 사상의 반영, 풍부한 내용 등에 있어서 그를 따를 러시아 작가는 없다. 투르게네프가 푸시킨 이후의 작가들은 그가 개척한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처럼 그의 문학적 영향력은 지대하다.
최근작 :<푸슈킨과 오페라> ,<유럽문학 속 푸슈킨 연구> ,<20세기 러시아 노래시 연구> … 총 42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노문학과 명예교수이다. 『러시아 시 연구』 『20세기 러시아 노래시 연구』 『유럽문학 속 푸슈킨 연구』 『푸슈킨과 오페라』등의 저서가 있고, 『벨킨 이야기·스페이드 여왕』 『보리스 고두노프』 『예브게니 오네긴』등 뿌시낀의 작품을 비롯해 『안나 까레니나』 등 여러 러시아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민음사
최근작 :<2025 인생일력> ,<8월은 악마의 달>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해> 등 총 2,122종
대표분야 :고전 1위 (브랜드 지수 6,261,404점), 일본소설 3위 (브랜드 지수 859,021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4위 (브랜드 지수 1,248,929점)
“슬프고도 위험한 괴짜,
때론 지옥이, 때론 천국이 빚어낸 자.”
러시아 문학의 가장 위대한 이름,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시킨
살아 숨 쉬는 러시아인의 삶과 시대 정신을 노래한 사실주의 문학의 효시
▶ 푸시킨은 근원 중의 근원이다. - 막심 고리키
▶ 푸시킨은 러시아 민족의 삶 가운데로 파고들어 진정 아름다운 인물들을 창조해 냈다. 전 인류를 통합하는 능력과 인류애를 지닌 그의 문학을 통해 러시아 문학은 세계 문학의 반열에 올라섰다. - 도스토옙스키
▶ 푸시킨의 작품에는 러시아의 자연, 러시아의 영혼, 러시아어의 아름다움이 모두 들어 있다. 푸시킨은 러시아어의 외연을 넓히고 러시아 정신사의 다양성을 보여 준 200년 넘게 앞선 작가다. - 니콜라이 고골
러시아 근대 문학의 기초를 마련한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대위의 딸』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19세기 초 러시아 문학을 태동시켜 독자적인 길을 걷게 한 푸시킨은 서정시, 서사시, 소설, 산문,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출한 작품을 완성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서사시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문학의 단순한 모방에서 벗어나 러시아의 현실과 러시아인의 내면세계를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푸시킨의 시는 지금까지도 러시아 국민이 어릴 적부터 즐겨 외우며 사랑받고 있고, 2008년 러시아 국영방송이 여론조사로 선정한 ‘가장 위대한 러시아인’에는 예술가 중 최고 순위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문학은 물론 문화 전반에 걸친 시대를 뛰어넘은 영향력을 인정받아 푸시킨의 탄생일인 6월 6일이 ‘유엔 러시아어의 날’로 제정되기도 했다. 『예브게니 오네긴』(1833)과 『대위의 딸』(1836)은 당대 러시아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실제 역사를 풀어내 고골,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체호프로 이어지는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소설의 전통을 연 작품들로 명실공히 푸시킨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 푸시킨의 정수, 불후의 명작 『예브게니 오네긴』
『예브게니 오네긴』의 주인공 예브게니 오네긴은 연애와 우정에 지겨워져 ‘러시아식 우울증’에 휩싸여 있는 상류층 청년이다. 모든 일에 권태를 느끼던 그는 시골로 내려가 타티아나를 만나지만, 순수하고 용감한 사랑을 고백하는 타티아나의 마음에 호응해 주지 못한다. 결국 장난삼아 친구 렌스키를 도발한 후 권총 결투를 하게 된다. 비극적인 사건 후, 모스크바에서 타티아나와 해후한 오네긴은 뒤늦게 그의 권태를 열정과 동경으로 감싸 주던 그녀를 향한 사랑을 자각하게 된다.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러니와 유머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창작 속에서 기쁨과 화해를 느끼는 화자와 예브게니 오네긴. 두 인물은 모두 푸시킨이 자기 성찰적 태도로 구현해 낸 자전적인 서사를 이끌어 간다. 차르 체제 아래서 모든 자유가 억압당하고, 불만과 소외감을 느끼는 동시에 창작이라는 소명을 이룩하고자 했던 청년 푸시킨의 문제의식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고 당시 수많은 지성인이 오네긴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느꼈을 만큼 생생한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농노들의 삶이 있는 시골, 귀족적인 모스크바, 화려한 페테르부르크의 사교계 등을 있는 그대로 펼쳐 보인 작품을 두고 벨린스키는 “19세기 러시아 삶의 백과사전”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사회를 살아가던 젊은이들과 스스로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이들의 인생을 사랑과 결혼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조명한 푸시킨의 자기 성찰적 태도는 이후 위대한 러시아 사실주의 소설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푸시킨은 1823년부터 팔 년간 『예브게니 오네긴』을 집필했다. 각 장이 완결될 때마다 출간되었고, 작가 자신과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하면서 여러 차례 고쳐 썼다. ‘오네긴연’이라는 별칭이 붙은 정교하고 엄격한 형식의 연으로 구성된 5275행의 서사시는 그 형식만으로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낸 푸시킨의 문학적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러시아인이 즐겨 낭독하는 『예브게니 오네긴』의 운율이 만들어 내는 리듬은 진지한 사상과 다채로운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예브게니 오네긴』은 푸시킨 스스로 “자기 생애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이라고 천명할 만큼 자기 자신과 시대를 고스란히 담아낸 대표작으로,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으로 재탄생하며 전 세계 무대에서 사랑받고 있다.
■ 역사적 진실과 보편적 사랑의 융화,『대위의 딸』
『대위의 딸』은 실제 러시아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던 ‘푸가초프의 난’(1773~1775)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푸가초프의 난’은 예카테리나 2세 치하의 러시아에서 일어난 농민 반란이다. 러시아 제국의 정책에 불만을 품었던 반란군 수장 푸가초프는 표트르 3세 황제를 참칭하며, 러시아 제국의 세력 확장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던 변방의 이민족들을 규합하고 농민들을 끌어들여 세력을 확장했다. 소설은 이를 탄압하려는 정부군과 반란군의 처참한 전투가 공방을 거듭하면서 이어졌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국경 수비대 장교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샤의 소박한 사랑은 혼란한 전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커져 간다. 한편 마을을 장악한 푸가초프는 지난날 우연히 길에서 만났을 때 그리뇨프가 건넨 작은 선의를 기억하고, 서로 반대편에 놓인 상황임에도 그리뇨프와 묘한 교류를 이어 나간다.
푸시킨은 지역 답사, 사료 연구, 관련 인물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러시아의 역사를 짚어냈다. 서구 계몽주의 사상에 물든 귀족, 가부장적 사회제도, 자신의 명령에 거역하는 귀족들과 장교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무지몽매하고 잔인한 ‘참칭자’ 푸가초프, 계몽전제군주를 자처하면서 반란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예카테리나 2세 등 통치자의 다양한 군상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유쾌하고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진 그리뇨프와 마샤의 사랑 이야기와 민중의 일상, 목가적인 국경의 풍경은 서사의 주역이 되어 작품 전체를 이끈다. 푸시킨은 이처럼 거대한 역사와 일상적 삶의 융합, 객관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의 조화로 당시 주류 역사 소설과는 다른 새로운 ‘러시아식 역사 문학’의 시초를 제시했다. 푸시킨의 생전 마지막으로 출간된 작품인 『대위의 딸』은 이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역사 소설에 큰 영향을 주었고, 『스페이드 여왕』과 함께 푸시킨 산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